샤를 리샤르 아믈랭
기간 | 2018.11.20(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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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20:00 |
장소 | 콘서트홀 |
프로그램
쇼팽 F. Chopin
녹턴 제20번 c#단조, Op. posth.
Nocturne No. 20 in c# minor, Op. posth.
4개의 즉흥곡
Four Impromptus
제1번 A♭장조, 작품번호 29 No. 1 in A♭ Major opus 29
제2번 F#장조, 작품번호 36 No. 2 in F# Major, opus 36
제3번 G♭장조, 작품번호 51 No. 3 in G♭ Major, opus 51
제4번 c#단조 ‘환상 즉흥곡’ No. 4 in c# minor “Fantaisie-Impromptu”
영웅 폴로네이즈 A♭장조, 작품번호 53
Heroic Polonaise in A♭Major opus 53
Intermission
4개의 발라드 Four Ballades
제1번 g단조, 작품번호 23 No. 1 in g minor opus 23
제2번 F장조, 작품번호 38 No. 2 in F Major opus 38
제3번 A♭장조, 작품번호 47 No. 3 in A♭Major opus 47
제4번 f단조, 작품번호 52 No. 4 in f minor opus 52
"All about Chopin"
이것이 프로그램의 타이틀이었다.
쇼팽만으로의 성찬.
그러니 어찌 가서, 듣지 않을 수 있을까.
'정말 훌륭한 연주는 어느 대목에선가 홀연히 저편으로 '뚫고 나가'곤 하죠. 재즈의 긴 애드리브든 클래식이든 어느 시점에서 일종의 천국의 영역에 발을 들이는, 번쩍하는 순간이 있어요.'
마침 요즘 읽고있는 하루키의 인터뷰집에 음악애호가인 그답게 표현한 이 말이 너무나 실감나던 음악들이었다.
레퍼토리의 모든 곡들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또 얼마나 서글프던지...
익숙한 그 멜로디들은 저절로 마음속으로 따라 노래하게 돼, 굴드가 연주를 하며 흥얼거리지 않을 수 없음을 이해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아믈랭의 연주는, 처음 녹턴은 왠지 살짝 살짝 뭔가에 발이 걸리는 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연주가 계속될수록 매끄러워져 편안히 곡에 집중할 수 있었다.
마지막 발라드는 베토벤인가 싶게 드라마틱하기도 했고.
오히려 안드라스 쉬프보다 더 자기 노래를 했다는 느낌.
집에 돌아와 레퍼토리들을 다시 들어보려는데, 유투브에 마침 조성진이 연주한 발라드가 있었다.
콩쿠르에서 우승한다는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새 그의 연주는 그렇게나 성숙해져 있었다. 섬세하고 깊은 표현.
(아믈랭은 소개를 보니, 조성진이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할 당시 2등을 했던 연주자다.
아믈랭의 연주회를 다녀와서 조성진 얘기를 하는 건 좀 미안하지만..)
다음 동영상으로 쇼팽의 피아노소나타 2번이 있었다.
또 하나의 감동적인 명작.
연주회의 곡들이 쇼팽의 몇 살 때 작품인지 검색을 해보던 중, 이 곡은 쇼팽이 언제 만든 곡인지가 궁금해져 검색을 하니, '미친..', 19살때 작곡한 곡.
새삼 그가 어마어마한 천재였음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 어린 나이부터 그런 깊은 슬픔이 마음 안에 있었구나.
쇼팽은 1810년 태어나 1849년에 죽었다. 불과 39년의 삶.
쇼팽도 그렇고, 베토벤, 슈베르트도 그렇고 너무 일찍 가버린 것이 아쉽다.
그들이 바흐처럼 오래오래 살며 바흐처럼만 꾸준히 곡을 만들어줬더라면...
우리는 얼마나 어마무시한 아름다운 몀곡들을 놓친 걸까...
선율이 살아있는 쇼팽의 아름답디 아름다웠던 곡들, 하지만 연주회가 끝나 돌아가는 길은 눈물이 차오르는 곡들로 마음이 무겁고 우울해져버렸었다.
깊은 가을에 딱 어울이는 쇼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