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일 천강에 비치리-법정

바다가는길 2006. 3. 8. 22:47

효봉선사의 일대기와 어록을 법정스님이 정리했다.

뜨끔 뜨끔 가슴찔리는 말씀들, 쓸데없이 빈 손으로 왔다 갔다 하지 말라든가, 금생에 깨닫지 못하면 다시 어느 생을 기다리겠는가, 라든가, 하루 하루 헛되이 보내다가 안광낙지 시에 그 재앙과 고통을 어떻게 감내할 것인가, 하는 말씀.

이 생은 어쩌면 어렵사리 얻은 기회일런지도 모르는데...

 

 

'온전히 살고 온전히 죽는 이는 바른 생각을 쉽게 돌이킬 수 있지만, 반쯤 살고 반쯤 죽는 이는 망

 령된 생각을 쉴 줄 모른다'

 

'언제나 자기 코끝의 뾰족한 것만 보고

 남의 눈동자 모난 것을 묻지 말라

 만일 이와같이 수행해 나간다면

 어디를 가나 도량 아닌 곳이 없으리'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네 걸음, 전후좌우에 떨어지지 말고 곧바로 가자.

 산과 물이 막다른 곳에 이르렀을 때 한 걸음 더 내디디면 거기가 바로 좋은 곳이다'

 

'마음에 따르지 말라. 무심하면 마음은 저절로 편안해진다. 그러나 마음에 따르면 움쩍만 해도 곧

 그 마음에 속게 될 것이다'

 

'사람의 머리는 날마다 희어가지만,

 산빛은 언제나 푸르러 있네

 사람과 산을 함께 잊어버리면

 흰 것도 없고 푸른 것도 없으리'

 

'한 가닥 살 길을 그대 위해 열었나니

 빠르거나 더디거나 마음대로 오가거라

 해 저물어 머무를 곳 없어지면

 문득 밝은 달 만나 티끌에서 벗어나리'

 

'팔월 한가위 보름날 밤에

 달이 구름 속으로 들낙날락 한다

 달만 보고 구름은 안보니

 삼천대천세계가 온통 달 뿐이로다'

 

'내 마음이 쉬지 않으면 아무리 고요한 곳이라도 소란스런 장터가 되고, 내 마음이 쉬기만 하면

 시끄러운 곳도 고요한 곳이 된다'

 

'아는 이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이는 알지 못한다.

 말이 많고 생각이 많으면 가는 곳마다 걸린다'

 

'생사가 끊어지는 그곳이 바로 보리. 그림자와 메아리에 팔려 실체를 잃지 말라.

 실체를 알고 작용에 합함이 진정한 내 일, 그 이치 깨달음만이 마지막이 아니다'

 

'이 몸을 금생에 건지지 못하면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건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