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김선욱 <베토벤 소나타 전곡>. 7

바다가는길 2013. 9. 21. 18:22

2013.9.14(토)- 5pm -LG아트센터

 

 

프로그램
 
1.소나타 제27번 E단조, Op.90

   (1.활발하게, 또한 시종일관 감정과 표현을 잃지말고  2.너무 빠르지않게, 또한 노래하듯이)


2.소나타 제28번 A장조, Op.101

    (1.다소 활발하게, 극히 내성적이 감정을 곁들여-allegro ma non troppo   2.활발하게 행진곡풍으로 vivace alla marcia

    3.천천히 그리고 동경에 찬 표정으로 adagio, ma nontroppo, con affetto   4.빠르게, 그러나 너무 빠르지않게, 또한 결연하게 allegro)


3.소나타 제29번 B플랫 장조, Op.106 “함머클라비어(Hammerklavier)”

    (1.allegro   2.scherzo:assai vivace  3.adagio sostenuto: appassionato e con molto sentimento   4.largo-allegro risoluto)

 

 

 

 

결론부터 말하자면 베토벤소나타 32곡중 28, 29번은 들어보니 가장 내 취향이 아닌 곡.

따라서 그동안의 김선욱 컨서트 중 제일 재미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들었나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누구는 27번 첫 악장에서 실수가 많았다고 하고, 누구는 함머클라비어에서 오케스트레이션을 들었다고도 하고...

하지만 나는 반대로 27번 첫 악장에 대한 발견.

연주에 실수가 있었는지 전혀 몰랐고 악상기호대로 '시종일관하는 감정과 표현의 오묘함'에 또 온 몸이 귀가 되어 빨려들었었다.

너무 너무 아릅답고 매혹적이던 악장.

 

28번, 29번은 서로 비슷한 느낌.

이때쯤 요즘의 현대피아노와 같은 악기가 새로 발명됐단다.

예전엔 현을 뜯는 스타일이었다면 이때 비로서 현을 해머가 두드려 소리를 내는 방식의 피아노가 만들어졌단다.

그래서 피아노 이름이 함머클라비어.

28,29번 곡들은 베토벤이 이 새로운 방식의 피아노의 음색을 신기해하며 이리저리 실험해 보던 곡들이라는 인상.

당연히 예전의 현을 뜯어서내는 하프시코드류의 소리와는 아주 달랐을테니 마구 두드려보고 싶었을 거라는 생각.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이전의 베토벤, 아니 베토벤의 곡뿐 아니라 함머클라비어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곡들은 다 챙챙거리는 하프시코드의 음색으로 연주됐을테니 지금 우리가 듣는 이 음악들은 아니었겠다 싶다.

 

나중에 집에 있는 브란델의 연주로 다시 한 번 들어보니 확실히 김선욱의 연주가 탄력이 떨어져있었던 것 같다.

28,29번이 브란델의 연주는 탱글탱글하네.

대신 27번 연주는 훨씬 재미없고.

 

연주회 전 어느 날, sbs의 '문화가산책'인가, '문화가중계'인가? (컬쳐클럽이구나) 하여간.

채널을 돌리다 김선욱의 인터뷰장면을 봤었다.

거기서 인상깊게 들었던 말은, 스스로의 연주가 매번 '스탠다드'까지는 도달하지만 그 이상이 안나오는 것 같다고.

나도 늘 아쉽던 점. 분명 좀 더 할 수 있는데, 뭔가 확 터져나올 수 있을텐데...

아직 나이도 어리니 음악적으로 점점 더 성숙해가다보면 어느 날, 이 이상은 있을 수 없다 싶은 연주의 순간이 올거라 생각한다.

그날 내가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으면 좋고.

 

다음 연주를 다시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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