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들어섰는데 왠지 썰렁한 분위기.
마지막 날이어서 부스들이 철수했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라 예전의 디자이너관들이 다른 전시실에서 입장료 3만원을 받으며 따로 전시중이다.
비싼 입장료도 그렇거니와 시간도 모자라 특별관전시를 못봤다. 나중에 잡지에 실리는 리뷰를 봐야겠지.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진행될건가?
해마다 잡지, '행복이 가득한 집'을 사면 잡지자체도 볼거리 많은 잘 만들어진 잡지인데다 잡지값보다 더 비싼 입장권도 공짜로 얻을 수 있어서 횡재한 기분으로 전시를 보곤 했는데, 알짜배기 기획전이 따로 빠져나가니 올해는 좀 섭하네...
그래도 '황후의 방'이란 주제로 전개된 구마 겐코의 전시와 김백선이 디렉팅한 '전주관', 그리고 아메리칸 하드우드포럼관이 참 좋았었다.
그리고 처음 보는 참신한 작가들도 있었고...
그 중...
황후의 방. 구마 겐코.
몽환적 분위기.
전시관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압도하는 매스.
거대한 심해의 해파리같기도 하고, 하늘 높이 떠있는 구름궁전같기도 하고.
높이에서부터 떨어지는 부윰한 천에 둘러싸인 공간들이 보일듯 말듯, 안개 속인듯 신비롭다.
정말 어디서도 보지못한 독특했던 디자인.
그리고 전주관...'천년전주명품 온'
안내지를 보니 김백선이라는 디자이너가 전시관 전체를 기획, 디자인했고, 그 안의 가구작품들도 그의 디자인을 전주의 장인들이 만든 것.
전시관 자체와 그 안의 작품들까지 모두 참 마음에 들던 곳, 것.
사이트 주소는 www.onnlife.or.kr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구조가 우리 옛날 싸리 울타리같기도 하고, 문살같기도 하고, 혹은 몬드리안의 그림같기도 하고...
소목장 조석진+침선장 최온순
소목장 조석진+악기장 고수환
단순한 디자인에 나무를 다 다듬지않고 자연결을 그대로 보여주는 표면이 참 좋다.
소목장 김재중+악기장 고수환
사찰꽃문을 응용한 디자인. 단순한 형태와 칠하지 않은 자연나무색이 조각문양이 화려해도 단정하고 기품있는 느낌을 준다. 그야말로 '華而不侈'
소목장 조석진+옻칠장 이의식
이것도 꾸밈없는 간결한 형태와 나무의 원형태를 다 다듬지않은 자연스러움이 너무 좋다. 儉而不陋
소목장 조석진+옻칠장 이의식
역시 검소해보이는 소박한 디자인이 멋지다.
아메리칸 하드우드 포럼
작가들의 작품도 좋았고, 플라스틱 튜브로 엮인 전시관디자인도 독특했던 작품.
이재효. 0121-1110=107041.
제목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고,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자체의 이야기를 드러내고자 했다,는 작가의 설명. 보자마자 와! 했던 작품. 크기자체도 압도적이지만, 얼기설기 쌓인 나무들의 단면이 만드는 구성이 참 아름답다. 나무와 나무는 쇠못이 아니라 손가락굵기 정도의 나무못으로 연결돼있다.
박선기. point of view. 삼차원입체면서도 어쩐지 평면적인 느낌을 주는 오브제.
설명으론 하나의 대상이 보는 이의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포착하려고 했다고.
Park+Yoo. ivy chair. 아이비 잎들을 모티브로 한 의자. 공공장소에 이런 벤치가 놓인다면 참 정겨울 것 같다.
홍대 학생작품전.
이정인+이아영+이혁진+정은미. 어느 게 누구 작품인지 모르겠네...
정은미. 의자옆에 흔히 놓이는 스탠드조명을 편물로 짜서 일체로...
이번 전시에선 이렇게 갈대같은 걸로 엮인 느낌의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원재료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도 좋고, 받침과 함께 이루는 형태가 참 아름답다.
선인장느낌. 송송 뚫린 구멍에서 반짝 반짝 빛이 새어나온다.
첫 번째 작품과 아마 같은 소재? 하지만 다른 형태. 이것도 재미있다.
정한나+백정민. confusion이란 제목을 갖고있었던 것 같은데...비정형의 사각들이 다 열리는 서랍이다.
책상이기도 하고 의자이기도 하고 선반이기도 하고...쓰는 사람 마음대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있을 것 같은 열린 디자인.
참신한 디자이너들...
이홍구.사람의 두상모양 위에 온갖 장식을 다했다. 스팽글, 집게, 크리스탈, 기타등등의 재료들로...
얼핏 키치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조잡하지않고 새로웠다.
최선호. 곁가지, 군더더기, 쳐낼 수 있는 한 다 쳐낸 디자인. 핵심만 남은 간결함이 너무 좋다. 이 배모양의 의자말고, 물결모양으로 성형된 나무 위에 커다란 한 방울 물방울처럼 타원의 유리가 얹혀져있던 탁자도 예뻤다. 작가가 부스를 지키고있던데, 너무 너무 선한 얼굴. 인상에 남을 정도로.
배세화. 이 역시 짜임을 가진 디자인. 유선의 형태미가 대단하다. 그래도 난 위의 최선호의 간결함이 더 좋네..
design studio tool. 나뭇잎의 잎맥이나 나무가지같은, 혹은 잎사귀같은, 어쨌든 자연에서 차용해온 듯한 절제된 디자인이 좋았다.
조은교. 홍대학생들의 의자나 위의 배세화랑 비슷한 전개의 작품. 대나무줄기, 갈대줄기같은 걸 엮어서. 그래도 다 그 느낌은 다르다. 다들 쓸데없는 장식을 배제하고 참 세련된 디자인을 보여주네.
앞의 사발속에 전구가 담긴 조명과 낮은 좌탁도 이쁘다.
조아라. 환한 색감의 모서리가 둥글둥글한 가구들이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 이 방에 사는 아이는 한 점 티없이 늘 행복한 마음일 것 같애.
박혜영. 약간 파스텔조의 밝은 색감의 가구들도 예쁘고 시트지로 만든 벽장식이 좋다.
koon. www.koondesign.com. 퍼즐조각처럼 아귀가 딱딱 맞춰질 것 같은 디자인. 실제 앉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여기 작품들도 쓸데없는 장식을 배제한 간결한 디자인이 좋았다.
송종일. '나무 그리고 또 다른 만남'. 이 또한 독특한 아이디어. 압정으로 표면을 장식했다. 일반 압정을 꽂고 그 표면을 글라인더로 갈아냈다고. 그 덕에 빛이 한 톤 가라앉아 더 좋다. 그 흔한 압정도 이렇게 훌륭한 장식요소가 될 수 있구나...
삼십년 목수 임종우. 정육면체, 원통으로 다리를 삼은 테이블, 멋지다. 삼십년 목수답게 대패와 끌같은 작업도구를 액자로 만든 작품도 멋있었다. 그리고 나이테가 드러나도록 한 나무편을 붙여만든 좌탁도 좋고.. 파이에 설명을 붙일 수가 없어졌네. 여기에 부연설명을 넣을 수 밖에..
함허재. 한 작가의 작품들이 아니라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이 모여있는 건가? 벤치는 꼭 나카시마의 디자인같던데...이 사진 속 작품 외에 황동색 수도꼭지끝에 전구를 붙여만든 조명이 독특했다.
스칸디나비안 퍼니쳐. www.ildvintage.com. 이번 리빙페어에 전시된 작품들은 이렇게 간결한 디자인들이 많다. 화장하지않은 맨얼굴도 참 아름다운 사람을 보는 것처럼 편안하다.
toro. 황토처럼 흙으로 만든 마감재를 생산하는 브랜드. 쇼룸 디스플레이가 참 좋았다.
색색의 나무판을 둥들려 꽃모양으로 만든 조명. 예뻐.
bentek. 전에 봤을 때 상품들 디자인적인 면이 쫌 아쉽더니, 새로운 디자이너를 영입해 선보인 새 상품들은 꽤 이쁘다.
ADT. 혹시 요즘 문제가 되고있는 그 경비회사아닌가? 부스는 경비회사답지않게 유리볼을 이용한 디스플레이가 꽤 인상적이었고, 또 작은 휴게소를 만들어 커피도 무료로 제공해주었었다.
행남자기. 김혜령. 미니어쳐같은 도자기만도 너무 갖고싶게 예쁜데, 도자기를 돌리면 오르골이, 주전자 안에는 향을 넣을 수 있게 만들었다. 설명대로 시, 청, 후각을 모두 만족시켜줄 작품.
행남자기. 신세영. 너무 예쁜 조명.
zienshop. www.zienshop.com.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전시됐던 상품들이 아직 입점은 안됐나보다. 예쁜 그릇들 많던 집. 나뭇가지와 혹은 조약돌로 손잡이를 삼은 머그잔도 예뻤는데..
김상미. clay mini. 주로 백색자기. 깨끗하면서도 아기자기하다.
DAV. www.dhgroup.co.kr. 사진촬영이 금지돼있어서 아쉬웠다. 기기묘묘한 벽지와 커튼들은 몇 시간을 구경해도 모자랄 것 같았고, 컨셉별로 벽지, 커튼, 아트가구를 조합해 디스플레이해놓았던 쇼룸들도 볼만했다.
story shop. cow parade. 각국의 디자이너들이 소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 파는 자선행사라고. 각각의 소들의 표정이 어찌나 코믹하고 유쾌하던지 한참을 보며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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