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이 마주친 것들

얘, 어떡하지?

바다가는길 2012. 11. 6. 21:18

오늘도 비...

사위는 비의 어두움에 고즈넉히 가라앉고, 창 너머로 잎들은 팔랑 팔랑 나비처럼 날아올라 나를 부른다.

모퉁이 돌아 사라지는 녀석들 걸음 궁금해 마침 경비실에 택배 가지러 가는 길에 디카 들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내가 안 보는 새 단풍은 미친 듯 붉게 물들었다. 

     

부는 바람에 나무가지 정신없이 휘날리고 잎들은 눈처럼, 비처럼 쏟아져내린다. 

 떨어져 날던 잎들은 어느 새 다 모여 붉은 카페트를 깔고..

 일찌감치 잎 다 떨군 나무는 고인 물에 말없이 자기를 비추어 본다.

근데, 얘 어떡하니?

내일이 입동이라는데, 겨울점퍼 입고 동네 한 바퀴 도는데도 오래지않아 너무 추워 아이스크림 급히 먹은 것 처럼 머리가 조이고 코가 시리는데,

때를 모르고 꽃을 피우고 있는 이 녀석, 얼떨결에 피어나 추위에 깜짝 놀라고 있을 이 녀석,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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