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남자의 동양여자에 대한 판타지라는 어떤 기자의 평이 생각난다.
소설이 원작이라는데 원작자가 일본인인지, 아님
미국인인지?
영화 속에서, 게이샤는 창녀가 아니라 예인이라는 전언이 계속 나오지만, 실제의 게이샤가 어떤 존재들인지는 모르겠고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머리에 꽃장식한 어여쁜 얼굴에 집 한 채 값의 옷을 몸에 두르고, 단 한 번의 눈길로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해도, 결국
그들은 남자들의 성적 노리개, 소유물, 소유욕의 대상일 뿐이다.
가난때문에 팔려 와 어쩔 수 없이 게이샤가 돼야했던 한 여자의 파란만장한
삶에 대한 회고담 형식이지만 그렇게 나이 든 목소리로 말해지기엔 영화 속 얘기는 너무 중간에 딱 잘리는 느낌.
아참, 사랑얘기가 빠졌나?
사적인 사랑이 허락되지 않는 그녀들이지만 마음 속으로 찾아드는 사랑을 막을 순 없다.
안타까운 밀회를 하고, 자기를 다만 소유한 남자를 진정으로 사랑하기도 하고, 험한 세상에 기댈 곳 하나 없이 버려졌던
여자아이는 자기에게 작은 호의를 베풀었던 남자에 대한 사랑으로 세상을 이겨나갈 힘을 얻고, 결국은 그 남자와의 사랑을 이루는
해피엔딩이 영화의 결말이 되지만, 그 결말이 별로 해피하게 여겨지지 않는 건 왜인지...
소재는 지극히 동양적이지만 영화는
어쩔 수 없이 미국영화다.
일본이 배경이지만 일본적이라기보다 중국영화같고, 꽤나 화려한 영상이지만 요새 한창 색채와 영상에 탐닉하는
우리영화나 중국영화에 비하면 밀도가 떨어지고.
영상이든, 소리든 여백없이 너무 빽빽히 채워져 있어, 처음 도입부의 산골풍경과 중간의 섬들이
떠 있는 바다풍경이 오히려 더 아름답게 마음에 남는다.
여전히 예쁜 장쯔이, 우아한 양자경, 하지만 이 영화에선 퇴락해 가는
게이샤의 퇴폐적인 모습을 매력있게 연기한 공리의 모습이 인상적.
롭 마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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