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저/윤성원 역 / 무라카미 하루키 저 문학사상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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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그 무엇에도 심각함의 추를 달고 침잠하지 않기로 작정한 사람의 시선.
삶의 중력에 끌려 익사하기보다 차라리 그냥 기운 햇빛에 살짝 드러났다 사라지는 먼지처럼 삶을 내려다보며 가볍게 부유하기로 하기.
적당히 지적이고, 적당히 담백하며, 적당히 심각하고, 적당히 슬픈, 색이 바랜 파스텔조로 이야기 하기.
그런데 하루키의 서양취향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그가 가져다 쓰는 소도구들, 재즈나 팝 음악, 해안의 묘사, 핀볼게임머신, 스파게티, 커피, 맥주들, 그것들을 아주 골수에까지 배어든
습관, 환경처럼 묘사하고 있어, 저자가 누군지 알지못한다면 그가 동양인인지, 서양인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지만, 뭐 굳이 동양인은 꼭
동양인다워야 하고, 서양인은 서양인다워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어쩐지 남의 것에 경도돼있는, 남의 깃털을 잔뜩 붙인 우화 속
까마귀같은 부자연스런 느낌이 살짝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