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나윤선 콰르텟

바다가는길 2013. 4. 18. 20:38

 

2013.4.17-LG아트센터

 

 

8집 새 앨범 "Lento" 발매와 함께 개최될 이번 콘서트는 그녀의 음악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음악적 동지인 울프 바케니우스(기타), 랄스 다니엘손(베이스), 뱅상 빼라니(아코디언)가 함께 콰르텟 구성으로 무대를 꾸민다.

 

 

그녀는 사이렌의 목소리를 지녔다.

귀를 가진 영혼치고 그녀의 목소리에 홀리지않을 자 있을까.

콘서트를 듣고 앨범 제목이 왜 'lento'인지 궁금했었다. 콘서트는 lento라기보다 presto, appassionato, espressivo의 느낌이 강했기때문에.

집에 돌아와 미리듣기를 해보니 앨범의 곡들은 많이 순화돼 'lento'의 분위기를 가졌구나.

나윤선은 이번엔 그 청아하던 목소리를 좀 어디다 놔두고(나한텐 너무 충분해서 좀 버려도 돼, 하는 것처럼) 완전 파워풀해졌다.

원래의 맑고 고운 목소리의 노래보다 폭풍같고 천둥같던 스캣송들, momento masico나 breakfast in Bagdad, 또 pancake, ghost riders in the sky같은 곡에서 보여준, 사람 목소리의 표현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곡들이 너무 인상이 깊었다.

공연 전에 90분간 공연이 진행될 거라는 안내가 있었는데, 한창 재미있게 한 30분 쯤 듣고있었다 싶었는데 그녀가 마지막 곡을 들려드리겠단다. 아니 언제 시간이 그렇게 흘렀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드라마틱한 한 곡 한 곡에 빠졌었다.

오로라처럼 공간을 가득 채우고 기기묘묘한 색으로 빛나며 현란히 일렁이던 그녀의 노래.

나머지 콰르텟 멤버들의 즉흥연주들도 좋았고. 특히 기타리스트는 과연 그녀와 대적할 만 해 둘이 벌이는 혈투는 손에 땀을 쥐게 했었다.

표를 매진시키고 객석을 꽉 메운 그녀의 광팬들이 알아서 열렬히 박수치고 환호하기에 난 좀 편하게 박수치는 수고를 덜고 그냥 맘껏 노래만 듣던 시간. 라이브의 묘미를 만끽했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