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비오는 날 미술관 나들이-국립현대미술관-윤명로전

바다가는길 2013. 4. 9. 21:08

지난 토요일, 비가 온다는 소식에, 마침 보려던 전시도 있었길래 비구경도 할겸 미술관을 찾았다.

몇 년만에 여길 오는 건지... 그동안 왜 여길 잊고있었지?

눈 많던 지난 겨울에 왔었으면 좋았을 걸.

동물원 앞 호수. 안개 낀 산의 아스라함을 배경삼은 너른 호수에 가슴이 확 트인다.

호수엔 두루미같은 날개 큰 새들이 날고. 서두르지않는 천천한 날개짓을 한참 눈으로 좇았다.

동네에서 보는 까치나 비둘기류가 아니고 이렇게 큰 새들은 그 큰 날개짓들은 왠지 경이로워.

 

오른 쪽 아래 하얀 점으로 나무가지에 앉은 새.

비 때문에 조도가 모자라 영상이 흔들렸지만 이 흔들림이 만든 이미지가 마치 파스텔화 같아서 좋네.

미술관 앞 마당. 수로 옆에 이런 모자이크가 있는 줄 몰랐는데... 비 오는 와중에도 '노래하는 사람'은 음음음...노래를 멈추지않고.

오랫만에 와보니 미술관이 많이 달라져있다. 수변에 야외테이블이 놓여져있다. 너무 멋진 쉼터.

 

 

비는 끊임없이 토닥 토닥 수면을 두드리고...

 

사람 기척에 먹이라도 줄까 물고기들이 어슬렁 어슬렁 다가 온다.

비가 계속 토닥 토닥 토닥...

토닥 토닥...

먹이를 줄 낌새가 없는 줄 알아챈 물고기들은 다시 어슬렁 어슬렁 사라지고...

비만 동그랗게 동그랗게 무늬를 지으며 토닥 토닥 토닥... 가만히 듣는 빗소리 너무 상쾌하다.

예전엔 이런 것도 없었는데. 와우! 나무데크위 노천카페가 멋지다. 다음에 미술관 오면 꼭 여기서 커피 한 잔 해야지..

 

나무도 비에 젖고, 그림자도 비에 젖고...

 

종일 비가 내려 미술관 주변은 한산했다. 지하철역을 올라서자마자 확 트인 공간, 신선한 대기에 아, 시원해, 감탄사 절로.

미술관은 야외에 생긴 간이카페들 말고도 옛날에 어묵 팔고 샌드위치 팔던 매점 같던 곳이 카페테리아로 변신해 맛있는 식사와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됐고, 심지어 화장실도 멋지게 리뉴얼돼있더라.(언제부터 이렇게 변한 거야?)

대공원 지하철역에서 미술관까지 여전히 무료셔틀버스가 운행되니 대중교통으로도 아주 편하게 미술관까지 올 수 있고. 주차장에서 미술관 옆 동물원까지 운행하는 코끼리열차를 타도 되고, 아니면 요샌 일부러도 운동을 하는데 천천히 운동삼아 미술관까지 약간 긴 길을 걸어도 좋겠다.

비구경하러 온 나는 저질체력을 무릅쓰고 길을 걸은 덕에 활짝 핀 산수유를 만나고 머리 위를 나는 큰 새들을 만나고, 비소리를 만나고, 숨 기꺼이 들이쉴 공기를 만나고, 그 천천한 시간을 만나고...

앞으로 여긴 내 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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