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립. 그녀는 언제나 옳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 바로 그 캐릭터가 되버리는 치밀함.
뮤지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를 떠나 한 평생을 록밴드의 보컬로 살아온 리키.
한번이라도 섬광 같은 화려한 명성을 얻은 적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생계를 위해 낮에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마트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하고 밤엔 클럽에서 공연하는 퇴락(?)한 로커, 게다가 파산 직전의 상태다.
결혼 한 딸이 결혼하자마자 이혼을 당하고 패닉상태에 빠지자 그를 보다못한 전남편이 리키에게 SOS를 친다.
비행기값도 겨우 마련해 옛 집을 찾아가보니 자기 형편과 너무 다른 안락하고 부유한 가정, 예전에 놓아버린 엄마, 아내의 자리엔 오래전부터 다른 사람이 들어와 있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림받았다고 여기는 아이들은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고...
영화는 그냥 범작이었다. 상투적인 스토리, 상투적인 갈등과 이런 저런 에피소드 후의 상투적인 화해와 결국은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상투적인 해피엔딩.
하지만 그녀가 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재미있었고 심지어 감동적이었다.
로커인 모습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고, 노래는 또 어찌 그렇게 잘하던지... 그냥 가창력 운운이 아니라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폐부를 흔드는 노래들이었다.
'린다'와 '리키'를 동시에 살 수는 없지. 손이 하나뿐인 사람처럼 우린 뭔가를 새로 쥐려면 지금 손에 쥔 것을 놓아야 한다.
놓아버린 것에 대해 후회한다해도 이제 와 어쩔 수 없고, 소중한 걸 버리고 다른 선택을 한 지금의 모습이 어떻든 그대로 지금을 살고 사랑할 수 밖에 없다, 하는 회한과 아쉬움, 체념과 받아들임, 동시에 꿈을 쫓아 살아 온 스스로에 대한 자부와 자신의 꿈에 대한 아직 식지않은 열정...
기타등등, 기타등등의 리키의 복합적인 감정들을 메릴 스트립은 마치 진짜 그렇게 살아 온 사람처럼, 그 사람인 것처럼 연기하더라.
영화속 모든 노래들은 직접 촬영 현장에서 라이브로 부르고, 연주했단다.
이를 위해 메릴 스트립은 기타를 새로 배웠고, 밴드의 멤버들은 실제 뮤지션이었던 배우들이었다고.
속성의 조합이었지만 만일 '리키와 더 플래쉬'밴드가 공연을 한다면 꼭 가보고 싶을 만큼 좋은 연주들이었다.
메릴 스트립이 몇 살이지? 궁금해져 검색해보니 그녀는 49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67세. 와!... 그저 감탄할 뿐.
어쨌거나 그녀는 아름다웠고, 영화는 쓸데없이 무게잡지않고 모두 행복한 해피엔딩이어서 좋았다.
좋았던 영화속 노래는...
제니 루이스(Jenny Lewis), 조나단 라이스(Johnathan Rice)- ‘Cold one'
에드가 윈터(Edgar Winter)- ’Keep Playin That Rock N Roll'
‘Drift Away’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 ‘My Love Will Not Let You D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