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스퀘어 (2017)The Square
코미디
스웨덴, 독일, 프랑스, 덴마크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
고구마.
끝내 한 모금의 사이다도 주질 않는다.
일년이 가도 외신에서 단신 하나 읽었던 기억이 없는 조용하고 안정된 나라, 예쁘게 토핑이 올려진 하얀 생크림케잌 같을 것만 같은 스웨덴.
영화는 그 생크림케잌의 단면을 여지없이 잘라보여준다.
하얀 외피에 가려져있는 켜켜히 쌓아올려진 각색의 현실의 층들은 당연히 케잌처럼 달콤한 맛이 아니다.
그 나라에도 거지와 마약중독자가 거리에 넘치고, 빈부격차와 계층간, 인종에 대한 편견이 난무하고...
선망되는 선진국이라도 사람 사는데는 별다름이 없구나...
'더 스퀘어'
미술관 큐레이터인 주인공이 기획중인 전시.
그 안의 누구나 동등한 의무와 권리를 지닌다는 사방 4M의 사각형 공간.
그 안에 들어가 도움을 청하는 누구든 밖의 우리는 도울 의무가 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계속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온 사방이 열려있는데 고작 그 조그만, 제한된 공간에서만 인간의 'humanity'를 기대해야한단 말인가, 하고.
그게 지금의 우리의 현실인가, 하고.
나라면?, 하고.
누군가 그 사각형안에서 어떤 것이든 도움을 청하면 나는 망설임없이 그들을 도울 것인가.
십중팔구 고개를 떨구고 더욱 더 바삐 그 옆을 스쳐지나겠지.
그 외에도 영화는 전시를 빌미로 또 주인공이 겪는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통해 무수한 질문들을 던져온다.
' You have nothing'
'I mistrust people, I trust people'
영화의 장르가 드라마가 아닌 코미디로 돼있네.
시시때때로 황당한, 어이없는 웃음을 짓게하니 분명 코미디는 코미디였다.
연기자가 아니라 정말 미술관 수석큐레이터 같던 주인공은 현대사회의 나이고 너이고 우리다.
적당히 상식적이고, 적당히 이기적이고, 적당히 위선적이고, 적당히 인간적이고, 적당히 비겁하고, 적당히 용감하고, 적당히 솔직하고, 적당히 거짓스럽고...
영화속의 침팬지, 침팬지 인간, 인간.
침팬지와 인간을 가르는 지점은 어디인가, 무엇인가.
영화가 던지는 질문.
'더 스퀘어', 굳이 후기를 쓰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잘 만든, 좋은, 영화였다.
그리고 '더 스퀘어'라는 전시가 실제로 있었다.
-The Square
일상과 예술, 전시와 비전시, 영화와 현대 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 <더 스퀘어>가 실제 북유럽을 열광시킨 예술 프로젝트 ‘더 스퀘어’의 영감을 받아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4월, 스웨덴 베르나모 지역에 위치한 반달로룸 디자인 미술관 광장에는 정사각형의 조형물이 설치돼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더 스퀘어’라는 이름의 이 예술 프로젝트는 신뢰와 배려의 공간으로, 이 안에서는 모두가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는 특별한 전제를 가지고 있다. 프로젝트의 창시자인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과 영화 제작자 칼레 보만은 스웨덴 각 도시의 번화가에 ‘더 스퀘어’와 같은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인간 본성의 이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자 했다. 그들은 “’더 스퀘어’ 안에서 사람들이 가진 낯선 사람에 대한 태도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다른 방관자가 존재할 때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가능성이 적어지는 사회적 현상인 ‘방관자 효과’에 대해서도 잠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라며 ‘더 스퀘어’가 가진 인도주의적 가치가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길 원했다. 반달로룸 미술관장 엘나 스벤레는 ‘더 스퀘어’에 대해 “맨 처음 전시가 설치됐을 때 스웨덴 베르나모 지역의 젊은이들은 ‘더 스퀘어’를 단순히 만남의 장소로만 이용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은 이를 이해하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 스웨덴의 언론은 ‘더 스퀘어’에 대해 앞다퉈 보도했고, 결국은 모두가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전했다.
베르나모 지역에서의 전시가 성공한 뒤에는 노르웨이 그림스타드 지역에서도 노르웨이 왕실이 참석한 가운데, 이와 비슷한 스퀘어가 만들어져 화제를 모았다. 결국 북유럽 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진 ‘더 스퀘어’는 창시자인 루벤 외스틀룬드와 제작자 칼레 보만의 손에서 영화로 재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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