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쐬러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셔틀버스 타고 미술관으로 오르는 산 길, 내가 모르는 동안 산등성이엔 어느 새 진달래 만발해있다. 아니..!
전시 보기 전 카페테리아 야외테이블에 앉아 맛있는 커피 한 잔.
맞은 편 대공원에선 와글와글, 까르르, 노는 아이들의 즐거운 소음, 바람은 산들산들 불고...



미술관에선 도자전이 열리고 있다.
그냥 편히 구경하려고 사진 찍을 생각을 안했었는데, 맘에 쏙 드는 작품들 만나니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네.
전시는 해방 이후 지금까지의 우리 도자 역사를 훑는다.
여러 연구소에서 우리 백자나 청자를 재현하는 노력들이 있었고, 혹은 전통을 모티브 삼아 현대도자를 만드는 여러 '요'들의 작품도 있었고, 도자작가들의 창작작품들도 있고, 달항아리를 사랑한, 달항아리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했다는 김환기의 그림도 한 점 있고..
어슬렁 어슬렁 지나다 앗, 너무 예뻐. 지나칠 수 없었던 다완들.
다완은 하나의 캔버스, 그 위에 무수한 작품들을 그렸다. 문양도 다 다르고, 유약의 재료도 다 다르고, 이걸 만드는 동안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펼치며 작가는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상상되던 작품들.

이세용. 다완





김덕호. 이인화. 블루보틀

김덕호. 흐름.
둘 다 심플한 디자인에 푸르디 푸른 색감이 너무 좋았다.


이수종. 분청철화호.
멋 부리지않은 투박한 형태에 분청의 색과 문양이 아름다웠고.
예전 좋아했던 윤광조의 작품도 있었는데 사진을 못 찍었네..
그리고 또 하나의 전시, 미술관 소장 영상작품전은 그저 그럼.
전시 보고 멀리 보이는 꽃들 따라 조각공원 산책.
아니 언제 이렇게 피어났던 거니?
사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든 봄은 아랑곳 없다는 듯 뚜벅뚜벅 처들어온다.






그리고 나의 아지트 연못가. 나무들 우듬지부터 연초록빛이 돌기 시작했다.
커다란 새 한 마리 물 가를 서성이다 석양쪽으로 날아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