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지혜 -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티벳의 지혜 |
티벳이라는 나라가 우리나라 못지 않게, 아니 우리보다 더 큰 시련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중국에 강제점령되는 과정에서 인구의 오분의 일이 학살 당하고, 사원과 문화재의 대부분이 파괴됐고, 국토는 핵무기의 실험장으로 만신창이가 돼가고 있으며, 많은 국민들이 주변국가로 망명중이다. 철저히 인과를 믿는 티벳불교의 사상, 그들은 그 고난도 인간이 미처 다 파악치 못하는 복잡다단한 원인들이 얽히고 설킨 결과라고 보고, 감수할 지언정 폭력으로 맞서지 않는 비폭력 독립투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들의 말대로 어쩌면 그런 역사적 시련 덕분에, 민들레 꽃씨가 바람에 날려 사방으로 날아가 꽃을 피우듯, 망명한 여러 지도자들, 영적 스승들, 또 일반인들로 인해 티벳의 불교사상이 오늘날 서방세계로 퍼질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곳의 신성한 산들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그곳 사람들은 물질적 욕망에 휩쓸리는 대신 항상 인간됨의 진정한 목적을 생각하며삶을 살고, 죽음도 삶의 또다른 과정으로, 오히려 삶에서 이루지못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최후의 기회로 인식한다. 책에 소개되는 여러 영적 스승들, 우리로 치면 선사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길고 긴 진화의 끝에 불과 얼마전에야 도구를 사용하며 스스로를 동물과 달리 인간이라고 구별해 부르게 된,그러나 여전히 너무도 동물인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의 무한한 가능성에 놀라게 된다. 하지만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그 높은 곳, 히말라야 고봉처럼, 산은 거기 있어 누구도 막지않지만 그곳을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중 아주 최소이듯, 인간이면 누구나 그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해도 그 가능성의 최정점에 서는 사람은 극히 소수일뿐이다. 그렇긴해도 그 정점에 다다른 스승들이 전하는, 말로는 전할 수 없는 것임에도 우리에게 전해지는 그 정상의 단편적 모습이나마 상상해 보며 자꾸 뒤쳐지는 자신의 삶을 다시 추스려보는 기회를가질 수 있는 게 아닐까? 이 책은 삶과 죽음에 대해 아주 구체적이고도 소중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점점 복잡해져만 가는 현대인의 삶,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는 채점점 속도만 빨라져가고 있는 우리의 삶에 잠시 제동을 걸고 그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보길 권하며, 또한 살아있는 존재에겐 너무나 미지의 세계인 죽음에 대해, 죽음의 과정과 그 후,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 아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것들이 다만 티벳인들이 이해하는 삶과 죽음의 모습일 뿐이라해도,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언젠가 죽을 사람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두면 좋을 책인 것 같다. 한결같이 스스로를 깨달으며 나와 더불어 나 외의 존재에 대한 사랑과 자비를 키울 것을 요청하는 글들. 누운 소같이 둔하고 게으르기 그지없는 몸과 마음으로 그 가르침들을 다 따르고 실천하긴 어렵지만, 잊지않고 늘 생각한다면 손톱만큼의 지혜라도 내게 보태지지 않을지... 정신없이 돌아가는 쳇바퀴같은 일상속에서 삶의 방향을 찾는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인간은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는 데 자신의 삶을 다 소모한다.....단지 전혀 준비하지 못한 다음 생을 맞이하기 위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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