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다
장옥관
문득 내가 그 산에 들어섰을 때
비릿한 물비린내 속 여름 굴참나무들
번쩍이는 은갈치를 담고 있었다
후득이며 떨어지는 빗방울
억수 속에서 산은 점점 물이 차올라
어머니의 바다
내 아가미로 들락거리던 깨꽃같은 별
똥별
자꾸 등줄기를 간질이던
불가사리, 해파리의 작은 움직임
꼬리 지느러미 아래 초록의 비늘이 번뜩이고
둥근 봉분 속에 숨겨놓은 비밀
오래 입 다문 비단조개가 제 몸을 연다
퇴적암 속 양치식물 움이 돋고
내 몸 속 어딘가에 숨어있을 물고기알
어린 치어들이 빗줄기를 거스른다
굴참나무 떪은 도토리 실하게 맺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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