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그 자체가 인간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책들 가운데 대표적인 고전을 한 가지만 들자면, 제임스 앨런의 소책자 ‘위대한 생각의
힘’(문예출판사)이다. 작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곁에 두고 늘 가까이 할 만큼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람을 성공시키거나 파멸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그 자신이다. 생각이라는 무기고에서 우울함과 무기력과 불화 같은 무기를 만들어
자신을 파멸시킬 수도 있고, 환희와 활력과 평화가 넘치는 천국 같은 집을 지을 도구를 만들 수도 있다. 올바른 생각을 선택하여 진실로 행함으로써
인간은 신과 같은 완벽한 경지에 오를 수 있다.”
제임스 앨런의 메시지는 성취하는 모든 것과 성취하지 못하는 모든 것은 자신이 품어온
생각의 직접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 보듯 남의 탓이나 운명타령이 전혀 없다. 그러기에 누군가 부자가 되거나 명성을
얻기를 원한다면 그에 걸 맞는 생각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현명함을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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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우리는 한 걸음만 더 깊숙이 들어가보자. 부자의 생각이나 빈자의 생각을 만들어 내는 토대인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두뇌 속에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가슴 속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부자의 마음과 빈자의 마음에 대한 좀 더 심층적인 이해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영돈의
‘마음’(예담)이란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결국 마음은 두뇌 속의 뉴런과 시냅스의
상호작용 결과물인데, 우리가 이런 두뇌의 작동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할수록 제대로 된 마음가짐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고 실천에 옮길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몸을 지배하는 것은 뇌가 만들어 내는 우리의 마음이다. 남을 생각하고, 남의 생각을 생각하고,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인간 마음의 본질이다.”
마음 |
-공병호 경영연구소장 -
강원도는 예로부터 철령관(鐵嶺關)의 동쪽에 위치한다고 해서 ‘관동(關東)’이라고 불렀다. 관동의 여덟 경관은 시인묵객들의 방랑벽을 부추겼고, 아름다운 시문(詩文)들이 지금까지 쌓이고 있다. 옛 선현들이 관동팔경을 노닌 흔적을 찾아 함께 거닐고 싶다면 ‘관동십경’(김상성 외 지음·서울대 규장각 옮김, 효형출판)이 제격이다. 이 책은 아름다운 우리 옛 그림과 함께 그 경관을 소재로 지은 한시를 소개한다. 방 안에 누워 노닐면서 자신이 가보지 못한 곳의 경치를 그림으로 감상했던 선인들의 지혜를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다.
김상성 등저/효형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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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과 동해에 걸쳐 있는 두타산은 ‘강원도 중 강원도’라고 할만한 풍광을 자랑한다. 기암괴석과 푸른 못이 절경을 이룬 무릉계곡이 그 곳에 있다. 기묘사화(1519년) 이듬해 삼척부사를 자청해 부임한 신광한(申光漢)은 두타산에 사는 신선 이야기로 국문학사에 길이 남는 작품을 썼다. ‘기재기이(企齋記異)’(박헌순 옮김, 범우사)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곡 물에 발을 담그면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 따로 없다
-김풍기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 -
‘강호에 병이 깊어 죽림에 누웠더니’(김하명 엮음·보리)는 북한학자가 엮은 정철·박인로·윤선도의 시 작품집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 시집의 제목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아 책방으로 달려갔다. 정철과 윤선도와 박인로는 우리들이 교과서에서 익힌 이름들이다. “이 몸 내실 적에 님을 따라 내셨으니/ 한 생 연분으로 하늘 모를 일이런가. / 나 하나 젊어 있고 님이 날 사랑하니 / 이 마음 이 사랑을 견줄 데 전혀 없네.”로 시작하는 정철의 ‘사미인곡’은 오늘 읽어도 그 서정성이 빛난다. “앞 개에 안개 걷고 뒤 메에 해 비친다/ 배 떠라 배 떠라/ 밤 물은 거의 지고 낮 물이 밀려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강촌 온갖 꽃이 먼 빛이 더욱 좋다.”로 시작되는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는 읽다 보면, 망망대해를 노 저어 가 듯, 바다 위에 누운 듯, 내 몸이 파도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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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고 있는 시집 중에서 제일 낡아버린 책은 ‘부활’(고은 지음·민음사)이다. “이 세상 어디에는/ 부서지는 괴로움도 있다 하니. / 너는 그러한 데를 따라가 보았느냐. / 물소리에는 물소리가 가 듯”으로 시작되는 ‘누이이게’라는 소제목이 붙은 ‘눈물’이 나는 좋다. 청춘 시절 홀로 강변을 헤매던 나는 이 시를 읽으며 강가에서 울었으니까. 아니, 그러니까 아무 까닭 없이 그냥 눈물이 나왔다니까.
-김용택-
지구 최강의 모험담을 막강한 사진과 함께 한 권에 집대성한 종합선물인 ‘퀘스트’(크리스 보닝턴 지음, 생각의나무)다. 산과 바다, 강과 동굴 등 세계 곳곳의 오지와 극한지대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갖가지 도전과 성취를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내용 못지않게 장정 역시 예술이어서 표지만 들여다보고 있어도 싫증나지 않을 정도다.
퀘스트 : 자연에 도전한 인간의 모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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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서 출판기획자-
에밀 루더, 얀 치홀트 같은 타이포그라피 디자이너의 이름과 스위스 스타일이라는 타이로그래픽 양식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미대
학생이 있었다. 졸업 후에는 ‘시월애’ ‘파이란’ ‘생활의 발견’ ‘오아시스’ ‘나쁜 남자’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등의 영화에서 감각적인
로고타입을 디자인한 박우혁이다. 촉망받는 디자이너는 스위스 스타일에 대한 환상이 자기최면으로 이어지자 스위스 바젤로 떠난다.
‘스위스 디자인 여행’(안그라픽스)은 그가 바젤 대학에서 2년간
공부하며 보고 느낀 바를 담은 비주얼한 여행기다. 하지만 이 책은 젊은 날을 사로잡은 동경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결국 떠남에 대한 동경은 여행을 부르고, 여행에 대한 기대로 여행 책을 읽는 것이 아닐까.
스위스 디자인 여행 박우혁 저 |
안그라픽스 |
-한미화 출판칼럼니스트-
이상 조선일보 '북스'섹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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