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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저 | 을유문화사 | 2023년 05월 30일  --건축물은 인간의 생각과 세상의 물질이 만나 만들어진 결정체로, 많은 자본이 드는 만큼 여러 사람의 의견이 일치할 때만 완성되는 그 사회의 반영이자 단면이다. 그렇기에 건축물을 보면 당대 사람들이 세상을 읽는 관점, 물질을 다루는 기술 수준, 사회 경제 시스템, 인간에 대한 이해, 꿈꾸는 이상향, 생존을 위한 몸부림 등이 보인다. 이 책은 건축가 유현준이 감명받거나 영감을 얻은 30개의 건축물을 소개한다. 이 작품들을 설계한 건축가들은 수백 년 된 전통을 뒤집거나 비트는 혁명적인 생각으로 건축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저자는 이 건축물들을 통해 건축 디자인이 무엇인지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하며, “이 건축물들을 통해 독자들이 세상을 바라..

2024.04.29

뉴턴의 아틀리에 과학과 예술, 두 시선의 다양한 관계 맺기

김상욱, 유지원 저 | 민음사 | 2020년 04월 20일    -책소개물리학자 김상욱, 타이포그래퍼 유지원, 서로 다른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젊은 연구자들이 만났다. 김상욱 교수는 틈만 나면 미술관을 찾는 과학자이며, 유지원 교수는 물리학회까지 참석하며 과학에 열정을 보이는 디자이너다. 두 저자는 무엇보다도 “관계 맺고 소통하기”를 지향한다. 그 과정에서 관찰과 사색, 수학적 사고와 창작의 세계에 대해 고민해 본다. 구체적으로는 자연스러움, 복잡함, 감각, 가치, 상전이, 유머 등 모두 26개의 키워드를 놓고 과학자와 예술가가 서로 다른 영역에서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해 다양한 생각들을 펼쳐 낸다. -     라파엘 로자노해머의 '결정의숲' 전시.펼쳐진 책에는 영국의 수학자 찰스 베비지가 183..

2022.05.25

전영백의 발상의 전환

전영백 저 | 열림원 | 2020년 04월 17일 새롭게 얻은 컨셉트가 구체화되어 세상에 나타나면, 우리 삶의 지평은 그만큼 확장된다. 그로 인해 둔했던 감각을 일깨우고, 고정된 생각에 융통성을 갖게 되어 자유롭고 해방된 나를 느낄 수 있다. 발상의 전환이 참신한 작품은 그에 대한 감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연관하여 묻혀있던 삶의 의미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오늘날 현대미술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이 책의 저자가 작가를 선정한 기준, 책제목 그대로 '발상의 전환' 그의 말대로 의식의 지평을 확장시키고 새로운 의미를 드러내는 일. 우리가 감동하고 찬탄하게 되는 모든 예술의 공통점이 아닐까. 저자가 선정한 모든 작가의 발상들이 다 공감이 되는 건 아니어서 모르던 작가들은 여전히 몰라도..

2021.06.08

살아남은 그림들

살아남은 그림들-파란의 시대를 산 한국 근현대 화가 37인의 작품과 삶 조상인 저 | 눌와 | 2020년 09월 11일 -한국 근현대미술의 대표적인 미술가 37인과 우리 곁에 남은 작품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난다. 미술 현장에서 십수 년 동안 일한 지은이는 학술적·전문적 분석 대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그림의 아름다움을 조곤조곤 들려준다. 화가들의 치열했던 삶과 그들이 살았던 시대상까지 생생하게 그려내는 이 책과 함께라면 한국 근현대미술이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 굳이 이 책에 대한 독후감을 남기고싶다 생각이 든 건, 읽다가 나도 모르게 픽 웃어버린 구절 때문이었다. 이 책의 부제는 '근현대 화가 37인의 작품과 삶' 책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한 획을 남길만한 각 화가들..

2021.05.29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도시소설가, 농부과학자를 만나다 김탁환 저 | 해냄 | 2020년 08월 "잘 잤어? 컨디션은 어때? 뿌리 내리기 좋으라고 2센티미터 정도만 남기고 물을 다 빼두긴 했지. 아직 여기가 낯설지? 모판에서 자랄 때와는 많이 다를 거야. 278종의 친구들과 함께 가을까지 무럭무럭 자라야 해. 다 같은 논 사람이지만, 좋아하는 바람도, 햇볕도, 벌레소리도, 물의 온도도 제각각이라서 불편한 점도 있을 거야. 너희랑 이 논에서 지내는 동안 내 원칙은 간단해. 편애하지 않을게. 골고루 살피고 돌볼게. 너희가 자라고 열매 맺을 때까지, 내가 끼어드는 일은 거의 없을 거야. 전체가 생명의 위협을 받을 때를 제외하곤 말이지. 극심한 가뭄이 든다거나 큰바람이 불어 목숨이 위태로울 땐 너희를 구하기 ..

2021.01.22

오늘 하루 만이라도

문학과지성 시인선-548 황동규 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26일 불빛 한 점 한창때 그대의 시는 그대의 앞길 밝혀주던 횃불이었어. 어지러운 세상 속으로 없던 길 내고, 그대를 가게 했지. 그대가 길어었어. 60년이 바람처럼 오고 갔다. 이제 그대의 눈 어둑어둑, 도로 표지판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표지판들이 일 없인 들어오지 말라고 말리게끔 되었어. 이제 그대의 시는 안개에 갇혀 출항 못 하는 조그만 배 선장실의 불빛이 되었군. 그래도 어둠보단 낫다고 선장이 켜놓고 내린, 같이 발 묶인 그만그만한 배들을 내다보는 불빛. 어느 배에선가 나도! 하고 불이 하나 켜진다. 반갑다. 끄지 마시라. 진한 노을 태안 앞바다를 꽉 채운 노을, 진하고 진하다. 몸 놀리고 싶어 하는 섬들과 일렁이려는 ..

2020.12.11

그렇지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

오랜만, 마루야마 겐지. 얼마 전 우연히 마루야마 겐지의 신간, '파랑새의 밤'이 눈에 띄어 읽으면서, '마루야마 겐지, 살아있네...^^' 하며 새삼 그라는 작가의 존재를 기억해냈었다. 그의 소설, 에세이들, '물의 가족'이니 '달에 울다'니 '산자의 길'이니를 한창 읽은 후 그를 잊은지 오래다. 파랑새의 밤을 읽고 그간 그의 어떤 책들이 있었나 궁금해 검색해보다가 제목에 반해 읽게 된 책. '그렇지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 와!, 읽어주자. 이야기는 정원사 마루야마 겐지가 일본의 북알프스라 불리는 아름다운 산골에서 350여평의 정원을 가꾸며 살아가는 이야기. 희안하게도 그의 글은 문체는 수채화처럼 맑고 투명한데 반해 내용은 두터운 물감을 턱턱 이겨붙이는 유화처럼 강렬했었는데, (파랑새..

2020.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