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 blues-the soul of a man

바다가는길 2007. 3. 27. 22:58

감독. 각본 : 빔 벤더스

주연 : 로렌스 피쉬번, 케이스 B. 브라운, 크리스 토마스 킹

촬영 : Lisa Rinzler 

 

'마틴 스콜세지 제작 총지휘의 시리즈 <더 블루스> 중 첫번째 이야기로 총 7편의 다큐멘터리 중 한 편.
2003년 칸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블루스 음악영화로 20세기 초 미국을 풍미했던 전설의 블루스 뮤지션인 스킵 제임스, 블라인드 윌리 존슨, J.B. 르누아르를 로렌스 피쉬번의 카리스마 넘치는 내레이션으로 엮어냈다.'


 

스폰지에서 빔벤더스 영화제가 있었다.

그의 다른 영화들 아직 기억에 생생해 굳이 다시 볼 생각 하지 않았고, '브에나비스타소셜클럽' 다시 한 번 볼까 생각하다, the soul of a man은 못봤던 영화라 보러갔더니 전에 하이퍼텍나다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또 봐도 나쁘지않았다. 

다시 한 번 음악에 푹 빠졌던 시간이었다.

 

이 영화는 '브에나비스타 소셜클럽'처럼 다큐형식을 빌어 블루스의 역사를 풀어내지만, 다큐형식이라도 역시 그답게 단순한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제목처럼 그 靈-soul과 그들의 삶을 보여주었다.

 

1920, 30년대의 초창기 블루스 뮤지션 세 사람. 정확히 말하자면 세 명의 흑인.

지금이야 블루스가 음악의 한 장르로 사람들에게 향유되고, 혹시 외계인과 조우할 경우 외계인에게 인간을 보여줄, 인간을 대표하는 하나의 자료로서 보이저호에 그 음악이 실려 우주를 항해하기도 하지만, 영화를 보니 초창기의 블루스란 말 그대로 'blue' 슬프고 우울한 읊조림이다.

교회앞에서 기타 하나 들고 노래를 하고 사람들에게 동전을 구걸해 살았던 맹인 '블라인드 윌리 존슨', 떠돌이 '스킵 제임스', 하루 종일 고단한 노동에 시달렸던 농장일꾼 'j.b 르누아르'
그들에게 블루스란 힘들고 고달픈 삶을 위로할 거의 유일한 도구,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슬픈 삶을 주절히 주절히 풀어놓는 넋두리이다.

치직거리는 잡음과 함께 들리는 초창기의 블루스 원곡들은 우리의 노동요같기도하고, 혹은 지방마다 다른 버전을 지니지만 어쩐지 다 구슬픈 시골 노인네가 부르는 아리랑을 닮아있었다.

 

영화는, 마치 실제 당시의 다큐필름인듯 세피아빛으로, 영사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릴 듯 톡 톡 끊어지는 영상으로 재현되는 그때의 시대상과 더불어 세 뮤지션이 부르는 원곡들과, 그 곡을 각기 재해석해 다시 부르는 요즘 뮤지션들의 공연모습을 서로 짝지어가며 번갈아 보여준다.

기타 하나로 부르는 원곡들이 아무 장식없이 담백하고 담담한 대신 그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어 감동이라면, 리바이벌 된, 때론 progressive하게, 때론 rock버전으로, 때론 country풍으로, 또는 jazzy하게 뮤지션마다 각자 자기의 색깔로 번안한 곡들도 원곡을 재료삼아 맘껏 변주한 풍부한 표정이 모두 좋았다.

마음 속으로 '와, 좋네'하면서 노래를 들으며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을 했다.

흑인들에게 블루스란 울음이며 눈물이었는데, 이제 현대인에겐 귀와 마음의 호사구나, 하는 생각에서...

 

그 중 Marc Ribot가 부른 Blind Willie Johnson의 'Dark was the night, Cold was the ground'가 특히 마음에 남았다.

 

영화 속 Skip James

영화 속 Willie Johnson

 

 

 

 

사진은 홈페이지 http://www.wim-wenders.com/movies/movies_spec/thesoulofaman/the-soul-of-a-man.htm#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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