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을로...

바다가는길 2006. 11. 8. 22:06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1995년도의 일이라는구나...벌써 10년이 흘렀다. 소설로도, 다큐로도, 영화로도 수 십편, 수 백편쯤은 만들어지고도 남을 기막힌 이야기...

삶의 한 가운데에 그런 복병이 숨어있을 줄 우린 알지 못한다. 아니 알지 않는다. 죽음은 늘 가능성으로 우리 주변을 서성여도, 우리의 눈은 그것을 보지 못하고, 지금의 내가, 지금의 우리가 이 생명 그대로 언제까지라도 존재할 것처럼 살아간다.

아, 그때, 그 자리의 상황이 바로 저러했겠구나...영화속 장면을 보면서 새삼 마음 저미며 그런 생각했다.

내 어깨너머 어디쯤에 무엇이 있을 것인지를...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7번국도 주변의 풍경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자연은 인간을 치유하는 최상의 약중 하나다.

마지막 사막이 있다는 무위도(?)만 빼고, 내연산이니, 소쇄원, 불영사, 월정사니, 동강, 태백선열차가 지나는 곳들 모두 내 마음 속에도 아직 그립게 남아있는 곳들.

그들의 여행은 도계에서 끝나지만, 영화보는 내내 옛날 언젠가 부산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고성, 화진포까지 갔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었다. 

하지만 영화는 어딘가, 뭔가가 부족하다. 풍경은 자신의 몫을 충분히 다했고, 배우들도 나쁘지 않았지만, 스토리전개는 어쩐지 상투적이고 구성이 성기고, 특히 음악은 어찌나 지루하던지...

향기롭고 진한 차 한잔같은 영화를 기대했건만, 막상 영화는 물 탄 술처럼 밍밍...

번지점프를 하다'와  '혈의 누'를 만든 감독이라는데...뭐가 문제였을까? 아쉬움이 남는 영화.

다만 화면 가득한 가을풍경을 따라 올 가을 못떠난 여행을 대신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가을로

감독 : 김대승
주연 : 유지태 , 김지수 , 엄지원
각본 : 장민석
촬영 : 이모개
음악 : 조영욱
편집 : 김상범
미술 : 하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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