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간은 흐른다

바다가는길 2006. 9. 16. 18:22

서울영화제 2006

 

시간은 흐른다- the hours go by

아르헨티나. 2005년도 작

감독 : Ines de Oliveira Cezar

스폰지하우스 종로 / 9월 12일

 

시놉시스
한 가족의 24시간 동안의 이야기. 영화는 산티와 그의 아버지가 바닷가로 가는 여행과 엄마와 할머니가 숲 속의 집을 찾아가는 것을 따라가면서 그들이 나누는 대화들, 샌드위치를 먹는 것 그리고 모래성 쌓기 같은 일상적인 것들에 초점을 맞춘다. 이 모든 것들에는 조용하고 사소하지만 필연적인 감각들이 드러나고 시각적으로는 진지하고 완전히 몰입되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2005년 밴쿠버영화제

리뷰 및 작품정보
Producer Noemi Fuhrer
Screenwriter Ines de Oliveira Cezar, Daniel Veronese
Cinematography Gerardo Silvatici
Editor Ana Poliak
Sound Julian Caparros
Music Martin Pavlovsky
Cast  Susana Campos, Roxana Berco, Guillermo Arengo, Agustin Alcoba

이 영화의 매력은 계속해서 진행하고 우회하는 이야기의 흐름이 아니라 순간들의 일시적인 멈춤이다. 그것은 인물들의 말이나 행동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순간들의 일시적인 멈춤은 굴곡된 이미지들로 보여지면서 영화의 공간, 시간, 인물들과의 심리적 접촉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시적 요소들은 대지의 공기 속으로 흩어 지면서 그들의 삶의 단면을 팽창시킨다. 영화의 중요한 모티브는 아버지와 아들이 바다로 떠나는 하루 동안의 여정과 아내와 병원에서 퇴원을 한 그녀의 어머니가 떠나는 일상의 휴식과도 같은 여정이 전부이다. 그들의 서로 다른 짧은 여정은 극도로 단순한 줄거리와 빛나는 촬영, 그리고 뛰어난 연기에 의해서 뚜렷하게 보여진다. 이 영화는 그들이 지나가는 대지의 환경 안으로 자신들의 미세한 감정과 떨림이 녹아 들어가면서 시골 풍경과 숲, 사막, 그리고 해변의 공기가 선사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그것이 이 영화를 빛나게 하는 순간들이자 전부이다.
실제로 어머니 역할인 버지니아(Virginia)를 연기한 수잔나 캄포스(Susana Campos)는 촬영이 끝난 후 15일만에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이 아름다운 영화의 감동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전성권)

 

 

에릭 사티풍의 피아노 선율과 그에 딱 맞는 고요한 영상이 아름답다.

그 아름다운 영상 속에 그렇게 쓸쓸한 이야기를 담아야했나?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은 서로 교감하지만, 남자와 여자는 서로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소통하지 못한다.

그들의 갈등이 무엇인지, 언제 어떻게 시작된 건지 영화는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그들 사이의 감정의 흐름, 그 이해와 몰이해를 아름다운 자연의 영상 속에서 모호하게 보여줄 뿐.

아들과 바다로 여행을 떠난 남자는 해변에 누워 잠이 든 후 해가 지도록 깨어나지 않는다.

무엇이 그 남자를 그렇게 깊은 잠에 빠지도록 했는지...무엇이 그토록 힘들고 피곤했을지...

 

때때로 사선으로 기우는 화면들. 아무도 없는 텅 빈 바닷가. 파도. 바람에 덜컹대는 덧창으로 바다가 넘실대는 집. 아버지를 따라 아들이 오르는 모래언덕. 함께 쌓는 모래성. 모래 위로 이는 바람. 아이가 부르는 노래. 남겨지는 발자국. 어머니와 함께 치는 피아노. 꺾어든 마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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