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보지않았어도 그다지 섭섭할 필요 없었을 전시.
작품수도 몇 안돼서, 좀 봐볼까 하니까 벌써 끝이었고, 별로 감동스런 작품도 없었고, 디스플레이도 성의없이 평면적으로 단조롭고...
그래도 그 중에 내 눈이 오래 머물러 기억에 남은 그림 몇 기록한다.
내가 좋아하는 황색의 그리스도를 배경으로 있는 자화상. 푸른 옷의 화가와 배경의 노란 그림이 시니컬하면서도 생동감있다.
이 외에 그 유명한 '타히티의 여인'이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왠지 그림이 허술하고 성겨보이는 게 별로였다.
지면으로만 보던 '만종'. 명작은 왠지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작은 사이즈의 그림.
그래도 마음을 끄는 데가 있다.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올리는 저녁기도. 저 멀리 지평선으로 환하게 해가 지고, 욕심없이 반 쯤만 채운 바구니를 앞에 두고 가난한 두 부부가 감사기도를 올린다.
공손히 모은 두 손, 깊게 숙인 머리...남자가 입은 바지는 껑충히 무릎이 나오고, 여자의 앞치마는 낡아 올이 풀려보이지만, 두 사람은 너무도 착하고 성실하고, 경건하고 겸손하고...그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그림에 담겨있다.
ps:얼핏 들으니 원래 그림엔 감자바구니 대신 아기의 관이 그려졌었다고 하니, 죽은 아기를 위해 올리는 기도라면 이토록 간절하고 경건할 수 밖에 없었겠지...
마네의 딸인가? 전형적 르누아르의 붓터치. 고양이를 안고있는 아스라한 눈빛의 소녀. 소녀의 표정도 그렇고 파스텔조의 부드러운 색조도 그렇고 다정하고 따뜻한 느낌의 그림.
이 그림이 잘 된 그림인가? 헝크러진 머리를 보는 것 같은데...구도도 엉망이고...그래도 세잔의 푸른 빛이 좋아서...
Monet-the corner of the apartment
원화와 같은 색과 질감이 나오지 않았다. 아쉽게도...
처음 보는 모네의 작품. 역시 모네. 빛이 환한 이 쪽과 어둑한 실내의 빛의 대비와 사다리꼴로 좁혀져 들어가는 구도가 좋다.
사선으로 판자가 깔린 마루바닥,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푸르슴히 반사되고 주머니에 손을 꽂은 소년이 이 쪽을 내다본다. 창가 테이블엔 어렴풋이 소년의 어머니인 듯한 여인이 있고...
사진의 한 컷처럼 그 시간의 한 순간이 그대로 살아있다.
Monet-honfleur가는 길 위의 수레
온통 눈에 뒤덮힌 겨울풍경. 그래도 추워보이지 않는다.
이미지자료를 찾으러 인터넷을 뒤져보니 모네는 겨울풍경도 참 많이 그렸더라. 다 아름다운 그림들.
무지무지 다작인데, 그림들이 한결같이 너무 좋다. 그는 천재.
Redon-Ari Redon의 초상
전시회에 나온 그림은 '세일러복을 입은 아리르동'
그 자료를 찾을 수 없어서 대신 이 그림을 싣는다. 아리 르동, 아마도 화가의 아들?
전시회의 그림은 소년의 옆모습이었는데 꿈을 꾸듯 몽환적인 느낌이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특히 소년의 이마께에 번져있던 푸른 빛이.
Hammershoi- 휴식
한 30X40cm정도의 소품. 곱게 쓸린 마당처럼 정갈하고 조용하던 그림.
Morisot-요람
하얀 베일이 가르는 대각구도가 대담. 고이 잠든 아이와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이 따뜻하고...
Bonnard- intimite
이것도 30X40cm정도의 소품. 어쩐지 왜색풍이 느껴지는 장식적인 그림이 재미있었다.
나중에 설명 보니 세명의 친구들, 털모자를 쓴 사람, 검은 실루엣의 사람과 전면에 담뱃대를 든 화가 자신. 인티미트. 절묘하고 독특한 구성이다.
Degas-화가의 여동생, marguerite de gas의 초상
구도나 색, 그리고 공간분할이 정교하고 치밀하던 그림. 한참을 이리저리 들여다 봤다.
창 밖으로 바다가 보이네...
이 밖에 샤를르 자크(Charles Jaques)라고 기억되는 한 화가의 그림, 양떼가 있는 풍경을 그린 그림도 좋았는데 자료를 못찾겠다.
수많은 양들이 하나 하나 다 다른 표정을 하고있던 참 성실한 그림이었는데...
아, 그리고 또 하나, 마네의 그림. 제목이 '실내풍경'이었던가? 굴렁쇠를 든 소년이 벽에 기대어있는 그림.
역시 구도가 얄밉도록 치밀해 한참을 봤었는데, 자료를 찾을 수가 없다.
뒤늦게 찾아냈다. 마네 아니고 마테.
Paul Mathey. 폴 마테. 아이와 여인이 있는 실내. 1890. 78.5X38.
시간이 모자랄까봐 걱정하며 갔더니, 채 한 시간도 안돼 다 봐버려 너무 서운하던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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