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10일(월) 오후 8시 ::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프로그램-
소나타 16번 G장조, Op. 31-1
1.allegro vivace /2.adagio grazioso /3.rondo(allegretto)
소나타 17번 d단조, Op. 31 -2 "Tempest (템페스트)"
1.largo-allegro/2.adagio/3.allegretto
소나타 22번 F장조, Op. 54
1.tempo menuetto/2.allegretto
소나타 23번 f단조, Op. 57 "Appassionata (열정)"
1.allegro assai/2.andante con moto/3.allegro ma non troppo
'It takes my breath away!!!'
와, 와, 와...숨막히는 연주! 아무 생각도 들지않고 마음속에서 계속 와! 와! 감탄사만 솟아나올 뿐.
신들린 듯하다는 말은 이런걸 두고 하는 말. 정말 신들린 듯한 연주였다.
템페스트, 열정..폭풍같은 열정..폭풍이 몰아치는 바다의 물결에 온 몸을 내맡기고 몇 번이고 그 휘몰아치는 음의 물결속에 익사할 듯 휩쓸렸다가 템포가 느려지는 부분에서 간신히 수면 위로 조금 떠올랐다가 다시 소용돌이에 휩쓸리기를 반복했다.
네 곡 다 너무 아름답고 재미있고 흥미진진했던 연주.
처음 곡 16번은 워낙 느린 악장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2악장 아다지오, 여백이 풍부한 연주 너무 좋았었고, 17번, 22번, 23번 다 베토벤소나타중 많이 연주되는 곡들인지 모티브들이 귀에 익은데다 구석구석, 한 부분 부분들마다 다 신기하고 아름다워 집중하고 듣고 있던 터에, 마지막 열정소나타, 대뜸 예고도없이 다짜고짜 본론으로 들어가는 진행, 그러다 이런, 어디서 숨을 쉬어야해? 숨 쉴 틈도없이 몰아치는 연주에 휩싸여 넋을 잃고 있는 새에 연주가 끝나고, 연주자의 손가락이 건반에서 떨어지기가 무섭게 우뢰와 같은 박수!
와, 와, 마음 속으로 감탄을 그치지못하며 손바닥이 따가울 정도로 덩달아 박수를 치는데, 몇 번이나 이어지는 커튼콜(커튼은 없었지만^^), 끊이지않는 박수에 몇 번이고 다시 무대에 나서는 백건우씨를 보며 차마 앵콜을 외칠 수 없었다.
오히려 객석에 빨리 불이 들어와 관객들이 일어서주길 바랬었다. 어서 들어가 쉬세요, 말하고 싶은 기분. 아마도 연주자는 서있기도 힘들 게 온 기운을 다 소진했을 연주였기때문에...
그는 온 힘을 다해 연주한 탓에 탈진했겠지만, 그 음악을 들은 나는 오히려 머리속이 맑아지고 힘이 나고, 에너지 충전!
얼굴에 저절로 피어나는 웃음달고 밖으로 나오니 마침 촉촉히 비가 내린다. 너무 상쾌한 기분이었다.
지난 금,토,일연주도 이러했단 말인가? 내가 그걸 놓쳤나?
갑자기 못들었던 연주까지 아쉽고 궁금해졌었다.
아마 이런 공연은 다시 듣기 힘들지않을까...아무리 그의 연주는 계속될지라도...
너무 학구적이고 정밀하고 명징한 연주, 그러면서도 그렇게 표정 풍부하다니...
이제 베토벤이 들리네. 예전엔 온갖 삶의 고뇌를 혼자 짊어진 듯 감정을 너무 과장한다고 느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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