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잠수종과 나비 (2007)
원 제 :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감 독 : 줄리앙 슈나벨
주 연 : 마티유 아맬릭 , 엠마누엘 자이그너
장 도미니크 보비.
엘르지 편집장.
1995년 갑작스런 뇌졸증으로 전신마비. 오직 왼쪽 눈만 정상기능.
그 왼쪽 눈을 깜박이는 방법으로 의사소통을하고 자서전적인 책을 집필.
1997년, 책이 발간된 열흘 후 사망.
몸은 침대에 묶여, 휠체어에 묶여 움직일 수 있는 건 왼쪽 눈동자밖에 없이 쇠옷속에 갇혀 절망의 심해로 가라앉지만, 정신은 기억과 상상의 나비가 되어 화창한 창공을 훨훨 난다.
그 무거운 몸속에 갇혀서도 영혼은 나비처럼 자유로웠다, 라는 얘기겠지만, 아무래도 내겐 잠수종속에 갇힌 나비얘기같애.
사람의 목숨이라는 건, 그 살고자하는 의지라는 건 참...신이 허락하는 한 어떻게든 끈질기게 살아남을 수 있나보다.
전신마비상태에서도 삶과 세상과의 소통을 포기하지않은 주인공의 의지도 대단하지만, 내가 좀 놀란 건 그의 주변, 가족, 친지, 병원관계자들 모두 또한 그를 포기하지않았다는 것. 그게 또 하나의 작은 감동이었다.
전신마비상태인 주인공의 왼쪽 눈동자의 시점으로 영상이 전개되는 게 참 독특했는데 그 시점을 철저히 밀고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주인공의 모습은 거울이나 유리창을 통해서, 아니면 상상속에서의 모습으로 보여주고...
각막이 손상돼가는 오른 눈을 꿰매는 장면, 반투명한 눈꺼풀 저쪽에서 실이 매달린 바늘이 다가와 내 살을 뚫으며 한 땀 한 땀 살갗이 꿰매어지며 시각이 닫혀지다 이윽고 암흑이 되는 장면.
실핏줄이 성성한 채 깜박대는 검은 눈동자.
잠수종속에 갇혀 부윰한 물 속으로 가라앉는 것으로 표현된 마비된 몸의 느낌과 반면에 기억과 상상을 팔랑대며 나는 나비로 정신의 자유로움을 표현한 장면. 그리고 현실에선 침조차 스스로 삼킬 수없기에 상상으로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어대던 장면같은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아참, 그 장면이 있었지..영화초반에 와르르..와르르..끊임없이 무너져내리던 빙산 얼음덩이들이 영화 마지막에 하늘을 날라오르며 온전히 제자리를 찾던 장면.
크레�이 다 올라가고나서도 화면이 꺼지기전까지 자리에서 일어나기 싫게 만들던 그 엔딩.
그 엔딩덕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어떻게 보이든간에 실은 완전하다, 죽음은 오히려 완성이다, 라는 긍정과 안도가 살짝, 따뜻하게 마음 한 구석에 잠시 자리잡기도 했는데...
독특한 상상력과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슈나벨은 괴발개발스런 그의 그림과 달리 의외로 참 단정하고 절제된 영화를 만들었다.
삶의 한 유형, 한계를 부수는 또 하나의 가능성, 그런 상태에서도 삶은 계속될 수 있다는 걸 담담히 보여준 영화.
그런데...몸은 나비처럼 자유로우나 마음이 잠수종속에 갇혀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다면...
그런데...과연...나비는 자유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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