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선 해수욕장
썰물인지 바다가 저만치 물러나있고 백사장은 사막처럼 광활하다.
물이 빠진지 얼마 안되는지 모래사장이 물을 머금어 발을 디디니 푹푹 빠지고... 신발 벗어들고 맨발로 모래위를 걷자니 발가락사이로 스며드는 차갑고 부드러운 모래의 감촉...내 기척에 조그만 구멍을 퐁퐁남기며 재빨리 사라지는 꼬마게들과 죽은 척 꼼짝않고 있는 소라게들, 모래사장에 찰랑거리는 투명한 물 속에서 움직이는 녀석들 구경하느라 한동안 백사장을 누볐다.
상쾌한 기분으로 모래사장을 거닐다 문득 보니 어느 새 물이 드는데 그 속도가 의외로 빠르다. 금방금방 물이 들어찬다.
엄마야,,,부랴부랴 바지 무릎 위로 걷어올리고 물가쪽으로 피했나갔다. 그렇게 백사장에서 불과 한 3,40분 정도 해 아래 있었던 것 같은데 해에 노출된 목덜미, 팔이 금방 벌개져 그날 숙소에 돌아가 수박껍질로 열심히 팩을 했음에도 며칠 후 감자껍질처럼 피부를 한꺼풀 벗겨내야했다. 제주의 햇볕은 만만치않아...다음부턴 꼭 팔에도 선크림을 발라야지...
제주 허브동산
제주에 새 관광지들이 많이 생긴 것 같아 이번 여행에선 전에 가보지 못한 곳들을 가보기로 마음 먹었었다. 떠나기 전 제주도 관광사이트에서 가볼만한 곳을 검색하다 구미가 당겼던 곳 중 하나가 허브동산이다.
허브동산은 표선 근처. 표선(시는 아니겠고 읍인가?)읍에서 세화행 버스를 타면 갈 수있다. 헌데 정확한 버스시간을 몰라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할머니들께 물으니 금방 올거라긴 하는데 그 금방이 언제쯤일지 가늠할 수가 없어 지나는 택시를 세워 요금을 물으니 3000원이란다. 그 정도라면 뭐 그냥 택시타지, 시간도 절약할 겸... 나중에 표선으로 돌아올때도 운전사가 준 명함의 번호나 아니면 매표소에 부탁해서 콜택시를 부르면 다시 3000원의 요금으로 표선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허브동산은 이름처럼 허브들로 꾸며진 농원. 2만여평이라는 대지에 테마를 정해 허브들을 가꾸고 예쁜 펜션들과 카페, 허브샵등 볼거리도 많아6천원이든가...그닥 싸지않은 입장요금이 아깝지않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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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 풍차전망대에 올라 본 허브동산 입구쪽 풍경.
노트 가든.
허브대표주자들이 다 모인 단정히 잘 꾸며진 정원.
허브라곤 손바닥만한 조그만 화분에 든 레몬밤이니 로즈마리 같은 거 사다 잘 키우지도 못하고 맨날 죽였던 경험이 전부라 허브가 그렇게 큰 덩치까지 자라고 그렇게 각종의 꽃을 화려하게 피우는 줄 처음 알았다.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와!... 너무 예쁘게 꾸며져 마음이 설렌다. 허브마다 팻말설명이 잘 돼있었지만 제대로 읽지도 않고 그저 꽃구경, 풀구경만 해서 이름을 하나도 기억을 못하겠다.
동산을 지키는 수호병사 가로등. 이건 어디 풍인가. 모로코, 알제리쪽 같기도 하고 멕시코쪽 같기도 하고...정체는 잘 모르겠지만 공원전체에 통일성있게 같은 풍으로 데코돼있어 특이하면서 아름다웠다.
그림상회.
팜플렛에 소개된대로 가려니 초입에 사람들이 너무 붐벼서 호젓이 공원을 누리고자 일부러 코스를 거꾸로 돌았다. 또 마음 내키는대로 놀멘, 놀멘,.. 사진 찍고, 풍차전망대 올라 한참 바람쐬고, 전망대앞 그네 한참 타고 느릿느릿 움직이다보니 다 못돌았는데 어느 새 문 닫을 시간. 그래서 그림상회, 원래는 두번째 코스였는데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겉사진만 한 장 찍고 끝. 에고...
아로마페라피관.
허브차 무료시음에 낚여 들어간 곳. 들어가선 독특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인테리어에 반해 눈이 휘둥그레해졌던 곳.
허브차는 so,so. 들어가자마자 안내원이 허브상품들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하며 원하지 않아도 제품을 막 발라주는데 괜찮은 것 같길래 나올 때 페퍼민트롤(목 뒤 경혈점에 문지르니 화하니 시원해서 좋더니만)을 하나 샀더니 왠지 거기서 테스팅해본 것만 못하네...
흙으로 구운 증류기며 기다란 탁자와 의자들, 뒤에 납작한 부조의 장식물, 그 앞에 옆으로 길게 누운 흰 돌의자하며, 긴 배모양의 세면대, 벽의 나무로 짠 상품진열대,.. 아이디어 가득한 오브제들.
이 둥그런 항아리같은 게 허브증류기라든데... 긴 탁자랑 의자도 예쁘고.
안에서 본 바깥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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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사우나실. 벽에 허브들이 걸려있고 날씨가 꽤 더웠는데도 뜨거운 안이 기분나쁘게 덥지않고 심정적으로 시원한 느낌. 뜨거운 국을 마시며 시원하다고 말할 때처럼. 잠깐 뜨끈히 몸을 지짐. |
사우나하고 흘린 땀을 씻을 세면대. 이런 디자인, 도기에 긴 관으로 된 수도꼭지. 독특해.. |
가습기? 허브김이 뿜어져 나오는데 어떻게 사람모양을 만들어 그 입에서 김이 나오게 할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을까? 또 감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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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 앞 장식물. |
벽의 채색과 부조장식물이 이쁘다. |
이것도... |
내가 인테리어가 너무 독특하다고 감탄했더니 점원말이 허브동산 사장님 작품이란다. 공원 곳곳의 여러 장치들이 다 같은 스타일이든데 모두 사장님 작품인건가? 사장님 짱!
하우스가든.
실내온실. 각종의 꽃들이 빽빽하다. 자세히 꼼꼼히 볼려면 한참걸린다. 온실 속 꽃 몇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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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밖을 지키는 신상(?) 덩굴로 뒤덮였다. 시간에 따라 이렇게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도 멋스럽다.
여기가 어딜까요? 화장실! 화장실도 이렇게 예뻐. 안도 예뻐서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데도 사진 찍느라 지체했더니 나오는데 막 째려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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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화분상품을 파는 곳 입구
허브카페
맛있는 햄버거 허브비빔밥이 있다는데 너무 늦게 가 영업종료. 아쉽다.
허브펜션
풍차전망대에서 보이는 펜션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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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가는 길목의 여러 재미있는 조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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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노트가든
연인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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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따라 가다 빨간 문을 들어서면 둥그런 공간이 나타난다. 안에 조각들이랑 벽의 부조, 동물모양 의자,..모두 독특하다. 하얀 담은 키보다 높아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아 따로 떨어진 듯 독립적이고 안온한 느낌이다. 연인의 숲이란 제목답게 둘만 있기 딱 좋을 공간.
하나 아쉬운 건 농원 안을 채우던 음악소리의 근원지가 여긴데, 여기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가 나한테는 소음이었던 것.
꽃 이렇게 만발한 나무 밑 벤치, 안 앉아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연인의 숲 입구에 있던 꽃나무.
새터. 아이들이 뛰놀기 좋겠다. 설치물이기도 하면서 기능적으로 벤치이기도 하고...이런 것도 참 아이디어가 좋다 싶었고 동화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곳이었다. 잔디의 디딤돌에까지 새문양을 넣는 세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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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전망대 앞 정원. 허브랑 양귀비꽃이 너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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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돌담길. 안에 뭐가 있나하고 들어가봤더니 그냥 막다른 골목길. 담의 키가 높으니 연인들한테 이런 공간이 유용하려나?^^
정원 깔끔히 잘 조성돼있는데도 여기저기서 직원들이 또다른 화단을 만드느라 땅을 고르고 모종을 심고 물을 주고 분주하다. 다시 가도 아마 또 새로운 정원을 보는 재미를 줄 것 같다. 천천히 서두름없이 잘 자란 허브잎 한, 둘 뜯어 코끝에 대고 향기 맡으며 말 그대로 '꽃밭'을 거니니 신선이 따로 없네...즐거웠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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