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이름, 수화 김환기.
그의 회고전을 놓칠 순 없지.
기대를 가득 안고 가서, 오래 못 본 보고싶던 사람을 만나듯 반가움과 기쁨과 아련한 마음으로 천천히 그림들을 보았다.
마음 속에 한 방울 청량한 감로수가 떨어지듯 환하게 맑은 기운이 퍼진다.
얄밉도록 색과 구성이 아름다운 그림들.
그러면서도 단지 표피적인 아름다운 색과 구성에 머물지않고 그 아름다움이 보는 이에게까지 전해지는 감동이 있다.
아름다움을 만드는 능력은 배워서 되는 것도 훈련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도록 첫머리에 쓰여있듯 타고나기를 미술가로 타고나 아름다움을 아는 눈을 그가 지녔던 것.
내가 보기에 그는 생래적으로 정신적 귀족이다.
5,60년대의 유화는 오히려 색이 선명한데, 점화들은 예전에 봤던 것보다 색이 바랬다. 아마 처음에 완성됐을 땐 참 선명한 쪽빛이었을텐데...
아, 당연히 이 그림들이 영원토록 같은 모습이진 않겠구나...
비록 색이 바래더라도 바래면 바래는대로 여전히 아름답겠지만...
전엔 몰랐었는데 이번에 초기의 유화와 비교해보니 점화들에 어쩐지 슬픔이 어려있다.
오랜만에 정제된 마음을 조심조심 고스란히 집으로 가져왔어야 하는데, 쓸데없이 교보를 들리는 바람에 그 사람떼에 그만 도로 마음이 흐트러져버렸어.
대신, 들기도 무거울 정도로 알찬 전시도록을 거금(?)을 주고 사들고 와 뿌듯한 마음으로 어루만지고 있다.
이렇게 기록을 해두지않으면 그 느낌을 잊어버릴까봐 우선 대충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사진들 얹어놓고 나중에 정말 좋았던 작품들 도록에서 옮겨싣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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