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쉼전-국립민속박물관

바다가는길 2013. 9. 3. 20:49

쉼 특별전 포스터

『쉼』특별전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I
2013년 7월 24일 ~ 9월 23일

 

 

민속박물관에서 '쉼'전이 열리고있다.

'쉼'이라는 주제에 단번에 마음이 쫑긋해졌었다.

바쁜 것도 없고 매일 쉬고있는데도 왜 그렇게 늘 쉬고싶다는 생각이 드는지...

어느 날 시간을 내서 가보았다. 정말로 쉼을 주려는지...

게다가 무료라니.

 

1부 : 푸른 그늘 실바람에 새소리 들레어라

【서서 체험하기】

- 노 저어 배 타고 금강산 유람하기

- 관서 명승지 유람(여행하고 싶은 명승지 찾아가기)

- 연꽃과 모란, 나리꽃이 봉우리에서 만개하는 모습의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체험

노저어 배 타고 금강산 유람하기

- 노 저어 배 타고 금강산 유람하기

 

 

배모양의 조형물의 노를 앞뒤로 저으면 스크린 속 영상이 바뀐다. 하늘을 나는 배를 타고 금강산 유람하는 기분.

버튼을 누르면 그림 속 말탄 사람이 그림 속을 움직이는 작품도 있 . 둘 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던 작품. 

 

금강산도(일부)

금강산도, 1928년, 국립민속박물관
릴리안 밀러(Lilian Miller, 1895~1943) 작

금강산도(일부)와 담뱃대

 금강산도(일부)와 담뱃대

 

인상적이던 것은 전시가 단순한 나열형태가 아니라 여러 복합적 체험을 하도록 만들어진 것. 이렇게 그림과 그림 속 인물들이 사용한 실물의 민속품과그에 걸맞는 시적인 설명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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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을 이용해 꽃 만개하는 장면 보기

02

연꽃

03

연꽃과 새(화조도 일부)

* 작품명: ‘ARART’
제작: 마사유키 아카마츠(일본, 정보과학예술대학원 교수), 유타카 키무라(일본, Rudesign)


연꽃(ARART Flowers No. 30 Lotus)

 

연꽃과 새(화조도 일부), 조선,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그림액자위에 휴대폰을 대면 그림 속 꽃들이 폰속에서 피어난다. 액자의 그림은 변함이 없는데도 활짝 피어나는 연꽃, 나리꽃, 모란...신기했다.

그에 더해서 연꽃주제의 민화를 전시. 아니지.. 화조도에 이런 현대적기법의 꽃그림이 더해진 거지.

 

2부 : 홑적삼에 부채 들고 정자관 내려놓고 있자니

- 대청에 앉아 흔들리는 보리밭을 보면서, 바람소리, 물소리, 벌레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깊은 사색에
      빠지기
   - ‘운 주사위’를 던져 유물·전시 감상평 적기
   - ‘등등거리’, ‘등토시’와 ‘모시 적삼’ 입어보기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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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일렁이는 초록빛 보리밭, 그 앞에 평상이 놓여있고 평상위엔 물소리, 매미소리, 귀뚜라미소리, 시냇물소리등등이 적힌 동그란 명찰이 붙어있다. 역시 신기하게도 그 위에 앉으면 그 소리가 들린다. 너도 나도 번갈아가며 그 위에 앉아본다.

누구누구가 어디에 앉아있느냐에 따라 새소리와 매미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또는 시냇물소리와 귀뚜라미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아니면 모두 다 합창하기도 하고...

그렇게 청아한 여름소리 들으며 느긋이 앉아 바람 느끼기.

 

앞) 호박저고리, 금기숙 작,
뒤) 모시저고리와 두루마기, 조선 후기

jari, larva lamp, 소반,하지훈 작.

 

 돗자리며 램프며 다 소박하고 정갈하니 예뻤는데 특히 소반은 여름 주제에 맞게 문양으로 투각이 되어 독특하면서 시원해보였다.

 

 체험하는 전시라 우리 모시옷, 대나무 등등거리를 직접 입어

볼 수 있어서 특히 외국인들이 좋아라 입고 사진들 찍더라. 

 

 

 

   어느 경우에도 '민속'이라는 정체성과 여름의 쉼이라는 주제를 놓치지않는다.

  한쪽은 여인의 방, 한 쪽은 선비의 방으로 꾸며 입고 쓰고 장식했던 물건들을 전시하고, 한편 여름날 즐겼을 여흥거리, 바둑판이라든가,

  저게 가야금이든가 거문고든가? 악기의 실물과 더불어 그를 즐기는 그림과 역시 한 편의 시같은 설명문들이 덧붙여져있다.

  천천히 돌면서 구경하다보면 아, 옛사람들이 이런 걸 사용하면서 이렇게 지냈겠구나 하고 알게된다.

 

3부 : 한여름 밤 꿈, 속세를 벗어나니

3부 한여름 밤 꿈, 속세를 벗어나니_2

3부 한여름 밤 꿈, 속세를 벗어나니_3

 

 

'한여름밤의 꿈'-전통과 자연을 유람하다.-애니메이션. 김현석, 윤정원, 김영준작.

넓은 홀에 커다란 영사막이 설치돼있고 보다시피 넓직넓직한 자리가 배치돼있다. 곳곳에 방석이며, 빈체어에 죽부인까지 있어서 아무데나 맘 내키는대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철퍼덕 앉고 누워 시원하고 정감있는 동영상을 보면 된다. 아예 잠이 든 사람들도 있고...

별하늘을 보라고 천장에 달려있던 스크린은 너무 작아 좀 실망.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정말 알차게 꾸며져있던 전시.

단순히 옛날 민속품들을 나열식으로 늘어놓지않고 현대적 기법과 연계시키면서 시청각적으로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한 접시의 맛있는 요리, 보고 먹기엔 쉬워도 거기에 얼마나 다양한 재료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수고가 깃들어있을지 미루어 짐작은 할 수 있다.

휙 한 바퀴 돌며 구경하면 간단해보여도 이렇게 다채롭게 전시를 구성하기 위해 스탭들이 얼마나 아이디어를 짜고 고심했을지 그 노고가 느껴지는 전시였다.

하루 날 잡아 느긋이 어슬렁한 걸음으로 다녀오면 좋을 것.

 

민속박물관안에  들어가본 게 십년만인지, 이십년만인지? 박물관의 상설전시들도 잠깐 돌아봤는데 예전의 왠지 후즐근한 그런 공간이 아니었다. 여기 스탭들이 노하우가 있구나 감탄하게 민속품들을 주제로 볼만한 구경거리를 만들어놓았더라.

특히 어린 아이들 데리고 꼭 한 번 가보면 좋을 곳이라는 생각들었다. 예전에 우리가 살았던 생활상들이 고스란히 펼쳐져있으니까.

 

아참, 한가지 특이한 건 여긴 월요일이 아니라 화요일이 휴관이다.

 

 

박물관 관내에 옛날 초가집이 한 채 복원돼있다. 담도 없고 울타리도 없고 지나다 그냥 아무나 쑥 들어가봐도 된다.

그 집 마루에 걸터앉아 네모난 하늘 무심히 바라보고있는 게 너무 평화로워 한참을 머물러있었다. 이런 집에 살아본 적도 없는데 왠지 고향집에 와있는 것 같은 기분.

'쉼'전의 마침표를 여기서 찍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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