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idf2013- 내가 본 영화들

바다가는길 2013. 10. 27. 21:46

제10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EIDF. 18-25 Oct 2013

 

다큐영화제가 10회째인데 올해에야 처음 보게됐다.

상영목록들을 보니 정말 다 보고싶을 만큼 좋은 영화들이었는데 몇 개밖에 못 본게 참 아쉽다.

뒤늦게 알아 놓친 것도 있고, 볼 시간이 됐어도 너무 마음 아플 주제는 일부러 피한 것도 있고, 보고싶었는데 못 본 것도 많고.

EBS에서 재방 안해주나?

캐치프레이즈처럼 '진실의 힘', 다큐, 사실.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라는 것이 갖는 힘이 있었다.

다음 해부터는 잊지말고 꼭 챙겨봐야지!

 

 

 

해리 딘 스탠턴의 초상 포토 보기해리 딘 스탠턴의 초상 (2012) Harry Dean Stanton: Partly Fiction 스위스 | 77 분

 
감독:소피 후버
출연:해리 딘 스탠턴 (본인 역), 데이빗 린치 (본인 역), 샘 셰퍼드 (본인 역),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본인 역)

 

<파리, 텍사스>로 잘 알려진 영화배우 해리 딘 스탠턴은 25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였으며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88살의 노배우가 들려주는 멋진 연주와 깊이 있는 노래를 감상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이다. 삶과 연기에 대한 그의 철학이 담겨 있는 다큐멘터리로, 데이빗 린치, 샘 쉐퍼드,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빔 벤더스와 같은 당대 최고의 영화인들이 그와 추억을 나눈다.

 

 '해리 딘 스탠턴'이라는 이름은 영화 '파리 텍사스'에서 내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됐었다.

내가 처음 본 빔 벤더스 영화도 그거였던가? 그 이후로 빔 벤더스의 영화를 찾아보며 그의 영화의 팬이 됐었는데...

하지만 그 이후로 해리 딘 스탠턴을 다른 영화에서 본 기억이 없는데, 그는 무려 2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었다는구나.
주로 조연으로만 활약하다가 처음으로 주연을 연기한 영화가 파리텍사스였는데, 다큐에 출연한 빔 벤더스에 의하면 그는 처음 맡은 주연에 자신없어했지만 영화 속, 주인공 이름이 뭐였더라? 트래비스, 역에 완전히 몰입했었다고. 아니 그는 연기를 한 게 아니라 완전히 그 자신이었다고.
어느 새 88세가 된 그는, 기타를 튕기며 노래하길 즐기고, 줄담배에 줄커피, 마음 속에 꺾이지않는 심지를 지닌, 약간은 옹고집같은 모습이 여전히 영화 속 트래비스 같았다.
비쩍 마르고 주름진 얼굴.. 인생의 달콤함과 씁쓸함, 영광과 좌절을 모두 겪고 지나온 사람의 담담함, 어쩌면 쓸쓸함이 보였다.
그의 영혼은 아직 청년스러우나 몸은 이미 그렇게 퇴락해간다는 그 괴리,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으나 인정하기 싫은 사실, 또 지나간 시간에 후회는 없지만 후회가 있어도 되돌릴 수 없다는, 뭐 그런 것에 대한 쓸쓸함.
짧은 다큐속에서 얄팍하지않은, 겹이 두꺼운, 한 인간이 살아 온 인생이 보여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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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에서 영원을 보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 포토 보기무에서 영원을 보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 (2013) Tadao Ando - Von der Leere zur Unendlichkeit Tadao Ando - From Emptiness to Infinity

 

미니멀리즘의 대가라는 명성을 지닌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 현대적 모더니즘과 일본의 고유한 전통을 결합시킨 그의 작품들은 내로라하는 건축상을 휩쓸었다. 다큐멘터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안도의 건물들을 차례로 조명한다. 또한 인터뷰를 통해 안도의 독특한 삶과 건축에 대한 가치관, 영감의 원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늘 책 속 2차원의 사진으로만 보다가 영상으로 보는 안도 다다오와 그의 사무실풍경, 일하는 모습, 그의 작품들...

당연 훨씬 사실적이고 실제적이고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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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에 산다는 것 포토 보기작은 집에 산다는 것 (2013) TINY: A Story about Living Small  미국 | 62 분

감독:므렛 뮐러, 크리스토퍼 스미스

 

지난 40여 년간 미국인들은 집을 보다 더 크고 넓게 짓는 데 치중했고 결과적으로 집은 평균 2배 더 커지게 되었다. 하지만 넓은 면적이 집의 근본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을까? 크리스토퍼는 그의 여자친구와 함께 자신이 진정 살고 싶은 집을 고민하며 직접 집을 짓기 시작하는데....... 집에 대한 패러다임을 180도 바꿀 수 있는 이야기.

 

우리나라에서도 땅콩집이 유행, 유행이랄 것까진 아니지만, 하나의 또다른 집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고있는데, 미국에서도 모기지사태로 집값붕괴가 있은 후 tiny house를 지향하는 움직임이 있나보다.

정말 정말 작은 집들. 방 하나 만한 집들.

하지만 그 집을 직접 짓고 그 안을 아기자기 예쁘게 꾸미고 사는 그 사람들은 모두 참 행복해보였다.

'소유'라는, '과시'라는 짐을 짊어지고 쩔쩔매는 대신 물질적으로는 딱 필요조건만 갖추고 영혼이 자유로워져 자신의 인생을 충분조건으로 채우는 사람들... 그 집도 그 사람들도 너무 아름다웠다.

다큐속의 크리스토퍼는 어릴 때 살았던 콜로라도의 자연을 잊지못해 그런 자연속에 작은 집을 짓고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55제곱미터 이하의 집은 불법이란다. 그래서 트레일러 위에 집을 짓기로하고 친구집 뒷마당을 빌어 집을 지은 후 트레일러에 싣고 자기가 원하던 장소, 콜로라도의 평원에 그 집을 옮겨 거기서 살기 시작한다.

원래는 3개월 휴가를 받아 집을 짓기로 계획하지만 실제 집을 짓기 시작해보니 여러 시간적, 금전적, 기술적, 육체적 난관에 부딪혀  집짓기를 중단했다가 다시 짓기를 반복하면서도 기어코 그들만의 집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 음... 기특했다고 해야하나?

누구의 도움도 없이 여자친구와 둘이서 집을 짓는 과정은 사실 너무 어려워보여 감히 나도 해보고싶다는 생각은 할 수도 없었지만, 꿈을 마음속에 묵혀두는 대신 그렇게 적극적으로 원하는 것들을 스스로 만들어가며 사는 그들을 통해 대리만족하며 재미있게 본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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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약관에 동의합니다 포토 보기위 약관에 동의합니다 (2013) Terms and Conditions May Apply 미국 | 79 분

감독:컬른 호백

 

흔히들 어느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할 때 습관적으로 기나긴 약관은 무시한 채 ‘동의합니다’ 버튼을 누른다. 그러나 한 번의 클릭으로 우리는 온갖 사항들을 지나치는 동시에 쉽게 개인정보를 넘겨주는 꼴이 된다. 당신이 모르는 사이 펼쳐지는 온라인 프라이버시 침해와 관련된 수많은 일들을 공개한다. 약관 동의 절차에 대한 불편한 진실, 빅 데이터인가 은밀한 침해인가

 

휴대폰으로 메일로 스팸이 오는 걸 보면, 도대체 이걸 보내는 사람들이 내 전화번호와 메일주소를 어떻게 알게 된 건지, 어딘가에서 정보가 누출된 게 분명하다는 걸 알지만,  필요한 사이트에 가입해 그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동의합니다'라는 버튼을 누르지않을 수 없으니 여기 어떤 해결책이 있을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 느닷없이 FBI의 방문을 받는다. 알고보니 그 사람이 인터넷으로 검색했던 '아내 살인', '자동차사고', '시체사진'등의 기록을 보고 그를 잠재적 범죄자로 판단해 체포한 것.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하지만 그는 아내살인을 모의하는 사람이 아니라 범죄드라마를 쓰는 작가여서 자료수집을 위해 검색했던 것.

문제는 그가 그런 것들을 검색했다는 걸 FBI가 어떻게 알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구글이니 페이스북이니 하는 온라인 거대기업 6개인가 7개인가가 정부에 정보제공을 하고 있단다.

개인 신상정보에서부터 온라인상으로 올린 모든 내용이 그것이 아무리 사적인 것이라도 언제든 무관한 타인에게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익명으로도 나를 감출 수 없고 심지어 삭제를 해도 내 눈에만 안보일 뿐 정보자체는 영원히 사라지지않은 채 언제든 그 서비스업체를 통해 복원될 수 있다.

그 권한을 가진 사람은 원하면 언제든 누구라도 감시할 수 있다.

반대로 누구라도 그 일거수일투족이 낱낱히 누군가에게 감시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의사와 무관히 드러나는 그 정보의 도용과 오용을 어떻게 막을 수 있나.

기껏해야 스팸정도로 귀찮아질 뿐 아무도 나를 굳이 감시할 필요가 없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인 걸 다행으로 여겨야할까.

알게 모르게 이미 빅브라더의 세상인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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