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 모든 사람들은 서로에게 완벽한 짝을 찾아야만 한다. 홀로 남겨진 이들은 45일간 커플 메이킹 호텔에 머무르며, 완벽한 커플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짝을 얻지 못한 사람은 동물로 변해 영원히 숲 속에 버려지게 된다.
근시란 이유로 아내에게 버림받고 호텔로 오게 된 데이비드(콜린 파렐)는 새로운 짝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숲으로 도망친다. 숲에는 커플을 거부하고 혼자만의 삶을 선택한 솔로들이 모여 살고 있다. 솔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그들의 절대규칙은 바로 절대 사랑에 빠지지 말 것!
아이러니하게도 데이비드는 사랑이 허락되지 않는 그곳에서 자신과 같이 근시를 가진 완벽한 짝(레이첼 와이즈)을 만나고 마는데..!
이렇게 코믹하고, 철저히 시니컬하고, 희안한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사랑이란 약간의 교집합, 사소한 동질성, 위선, 혹은 착각, 그리고 맹목(영화속에서 정말 '말 그대로').
사랑이 그에게 뭘 어쨌길래 그는 사랑에 이런 쓰디쓴 회의의 옷을 입히나.
아니, 굳이 사랑이랄 것도 없나?
'커플'이란 당연히 사랑이 전제돼 있어야 하기에 대번에 사랑이야기로 읽혔나.
그냥 짝짓기, 커플메이킹에 대한, 그 절대가치로 추앙받는 통념에 대한 조롱.
어쩌면 사랑없음, 사랑모름. 알멩이가 빠진 껍데기스러움,과 잣대가 하나뿐인 사회의 폭력성에 대한 고발일 수도 있겠다.
황당한 설정과 그 설정된 상황을 진지하게 연기하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 웃기던 영화였다.
촌철살인의 기막힌 에피소드와 대사들...
듣도 보도 못한 독특한 발상이 놀라웠던 블랙코메디.
그리고... 눈에 띄던 음악, 그리스 비극의 코러스들처럼 뒤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말하던...
이런 식의 음악을 쓴 영화가 또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