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즐거움-크리스티앙 보뱅

바다가는길 2016. 8. 17. 18:54

 인간, 즐거움인간, 즐거움  크리스티앙 보뱅 저 

 

 

 

'... 꽃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단지 그 뿐이었다. 그러다가 눈 아래 잠자고 있던 것이 깨어나고, 무언가가 불쑥 나타나 무심한 눈을 도려내고 대신 성스러운 눈으로 그 자리를 채우는 순간 기적이 일어난다. 성스러운 눈이 떠지고 성스러운 눈은 단번에 삶의 모습을 죽음의 모습처럼 강렬하게 만들어버린다. 마침내 우리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것을... 들여다보고 깨닫는다....

... 성스러운 눈이 내 눈꺼풀 아래에서 자라나고 있다. 나는 성스러운 눈을 통해 바라본다. 그 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어느새 말은 그저 말이 되어 있고 꽃은 그저 꽃이 되어 있다.

성스러운 눈은 이내 광채를 잃어버리고 수영하는 사람의 얼굴에서 물안경이 벗겨지듯이 떨어져 나간다. 그렇게 우리는 원래의 눈을 가지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우리의 영혼은 그 성스러운 눈으로 보았던 순간을 차곡차곡 담아 우리의 일상을 버티게 한다.'

 

그가 그렇게 새로 떠진 눈으로 경이와 함께 바라보고 느꼈던 순간 순간들을 앨범에 꽂히는 한 장 한 장의 사진처럼 소중히 그려놓은 글들이다.

그가 보았던 것들은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것들, 광장에 서있던 집시아이들이나, 데이지꽃, 미모사잎,프리지어와 아칸서스,  햇빛 속에 풀을 뜯는 말 한 마리,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와 노인들, 혹은 우연히 들린 미술관의 피에르 술라쥬의 그림들, 글렌 굴드, 천상의 소리를 만드는 메뉴힌과 오이스트라흐, 바흐의 음악, 또 단테, 죠셉 콘래드의 소설, 또는 단 한 번의 사랑을 만나고, 그를 떠나보내고, 죽음과도 같은 슬픔에서 일어서는 이야기...

 

깊은 하늘처럼 푸르디 푸른 표지도 맘에 들고, 손에 가볍게 잡히는 작은 판형도 맘에 들고, 비 온 후 흩날리는 꽃향기, 촉촉한 나무 향기같이 청신하고 아름다운 글들이 더욱 좋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넘을 수 없는 벽에 문을 그려 넣고, 그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다.'

 

 

 

'파랑, 그 푸르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볼까 해요. 사월의 신선한 아침에 맞이하는 그 푸르름 말입니다. 그 푸르름에는 벨벳의 보드라움과 눈물의 반짝임이 들어 있지요. 나는 당신에게 이 푸르름이 가득 담긴 편지를 쓰고 싶네요...

 

우리의 복잡한 생각은 연기처럼 하늘로 올라가 하늘을 뿌옇게 만들곤 하지요.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더니 푸르른 하늘이 온전히 내 손안에 들어왔네요. 오늘 낮의 가장 찬란한 모습을 당신에게 전하지 못한 채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고 싶진 않군요.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네요. 나도 당신처럼 세상을 바라봅니다... 이 세상은 한갖 전쟁터에 지나지 않지요. 온 사방에 검은 옷을 입은 기병들이 득실대고 영혼 깊은 곳에서는 칼날이 부딪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지요. 연못 앞을 지나는데 수초로 뒤덮인 연못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요. 중요한 건 바로 이거죠. 우리가 모든 생명이 온화함을 엉망으로 훼손시켜도 생명은 연못의 수초처럼 도리어 더 풍성한 모습을 하고 되돌아옵니다.

 

전쟁터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지루할 뿐이지요. 그러나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 기둥 사이를 날아 작은 초목 안으로 달아나던 새의 날개짓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나는 지금 너무도 작아서 말하면 깨져버릴지도 모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날개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유리처럼 깨져버리는 나비를 떠올리면 되지 않을까요. 새는 궁궐의 기둥 사이를 사뿐히 옮겨다니는 하인처럼 나무 사이를 날아다녔습니다.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말이지요. 새는 한 편의 시처럼 반짝이는 옷을 수수하게 걸치고 있었습니다.

 

비로서 내가 말하려던 것에 가까이 다가섰네요. 작고 보잘 것 없는 듯하지만 창백한 우리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어젖히는 이 것, 오늘 내가 본 것, 결코 멈춰 서는 법이 없는 삶 말입니다. 이러한 삶은 붙잡을 수도 없습니다. 삶은 우리의 마음속에 세워진 기둥 사이를 빠져 달아나는 새처럼 눈앞에서 달아나지요. 우리는 삶의 맞수가 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삶은 한없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어리석은 우리를 은혜로이 보살핍니다.

 

 연못은 하늘 아래 활짝 피어나고 하늘은 연못 앞에서 곱게 단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새는 예언적 날개짓을 하며 숲을 천천히 붉은 색으로 물들이고 있었지요. 아주 잠깐 동안 나는 살아 있음을 느꼈습니다.

 

...나는 우리가 '화창한 날', '푸르른 하늘'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그저 흘려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말 안에는 신비로움이 묻어 있습니다. 어느 날 한 줄기 빛이 서늘하고 예리한 칼날처럼 우리의 닫혀 있던 마음을 열어젖힙니다. 비로소 우리는 무수히 많은 별 아래에 파묻힙니다...

 

그곳이 천국인지도 모른 채 천국으로 들어서는 한 사람을 떠올려봅니다. 그 사람은 걱정거리와 해야 할 일을 가득 안고 있는 매우 바쁜 사람이며, 칼날이 부딪는 소리가 그를 따라다닙니다. 참으로 흔히 일어나는 전쟁이지요. 그러다 일순간 연못 위에 하얀 빛이 비치고 반짝이는 날개를 가진 새 한 마리가 세상의 높고 삭막한 벽을 허물어 버립니다. 뜻밖의 일이 일어난 겁니다. 아주 짧는 순간이지만 구원을 얻기에 충분한 시간이지요. 그렇지 않은가요....

......................

 ...하늘이 이 푸르름은 마치 당신의 주머니에서 떨어져 나간 소박한 영혼을 당신에게 되돌려 주려고 신이 숨겨둔 선물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 장엄한 푸르름이 절망의 끝을 알려줄 것이고 눈시울을 붉게 만들 겁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지요?'

 

 

 

 '우리는 말할 때면 그 말 속에 자리 잡고, 침묵할 때면 그 침묵 속에 자리 잡는다. 하지만 우리가 음악을 연주할 때면 자리 잡고 있던 그곳을 떠나 말과 침묵이라는 고역에서 해방된 희미한 선율속으로 멀어져간다... 어디로 향하는 지도 모르는 채. 목적지를 알면 떠나는 것이 아니므로.'

 

 

 

'그냥 그렇게 둔다...

 절대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것. 실패에 대항하지 않는 것이다. 듣고 쓰거나 사랑할 수 없는 처지일 때,  숨 쉬는 일이 힘겨울 때, 언제나 그 처지에 여지를 남겨두고 시간을 주는 것이다.'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자신의 모습이 변한다.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자신의 참모습이 드러나고 진정한 이름이 주어진다.'

 

 

 

 '...단 한 번이 봄이 일생의 모든 봄과 같았고, 단 한순간의 삶이 온전히 살아낸 삶과 같았다. 사랑이란 누군가 당신에게 강물처럼, 별처럼, 혹은 인동초 꽃처럼 말을 건네는 순간과도 같다. 어제도 오늘도 날 향기로 취하게 하고선 땅속으로 사라졌다가 어느 새 이름을 알게 된 인동초 꽃처럼.

 

...내 가슴에 단단한 돌이 박히듯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몇 달간은 숨이 막힌 듯하다. 충격에 휩싸여 한 발짝 물러서 있다. 더 이상 이 세상에 있지 않고 먼발치에서 세상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다.

 

그 와중에도 이상스레 가장 덜 부조리하게 다가오는 것이 바로 꽃이다. 꽃은 온갖 색깔의 외침과도 같다. 우습게도 가장 작은 데이지 꽃이 우리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려 애쓴다. 꽃은 자신의 색깔로 이야기한다.

 

그대가 이 세상을 떠나고 나는 꽃 중독자가 되었다. 집 안 곳곳을 꽃으로 도배하기 시작한다. 그대의 죽음으로 나와 단절되었던 세상은 어둠 속의 검은 공처럼 천천히 돌아갔지만 그 속에 꽃의 생기 있는 오만함이 있었고 단조로움 허무함에 맞서는 노랑, 하양, 빨강, 분홍을 반박이 있었다.

.............

그대의 부재 속에 꽃이 기어이 내게 건넸던 말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삶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혹은 우리가 몸으로 부딪히며 느끼는 것보다 백만 배는 더 아름답다고. 창가에 서서 개머루를 바라본다. 생생한 바람이 초원 위로 지나간다. 꽃은 영원의 하늘에서  맨 먼저 떨어지는 빗방울이다.

 

나는 영원의 하늘에 시선을 빼앗긴 채 푸르른 공기를 삼킨다. 그리고 글을 쓴다. 이것이 대답 없는 것에 대한 나의 답장이며 시간의 잎사귀 사이에서 퍼덕이는 날개짓이다....'

 

 

 

'그대가 이 수첩을 열어본다면 하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보겠지요. 우리 마음 깊은 곳에 머물고 있는 황량하고도 침범할 수 없는 찌릿찌릿한 한밤중의 하늘 말이에요. 여기 이 푸른 수첩 속에 담긴 눈부신 별빛도 보겠지요... 그리고 수많은 말들이 그대의 눈길을 스쳐 지나가겠지요. '영혼'과 같은 단어 말이에요...

 

...계속 읽어 내려가다 보면 또 다른 글자로도 눈길이 향하겠지요. 값진 말, 풍성함이 흘러넘치는 말, 호화로운 말, 절망의 말 그리고 그것과 꼭 같은 희망의 말들도 말이에요. 그러고는 깨닫겠지요. 이러한 말 하나하나 안에, 수첩 한 장 한 장 위에는 오직 당신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을... 그대가 내 영혼으로 들어오는 순간의 말과, 혼돈과 어둠 속에 떠오른 말들..

이제 그대는... 알게 되겠지요. 내가 늘 당신을 위해 글을 썼다는 것, 내가 당신을 알기도 전부터, 그 옛날 우리가 만나기 전 무한한 어둠 속에서 지내온 순간에도 말이에요.

 

예전의 나는 이 고독을 버텨내려고 사랑이 찾아올 수 없는 처지에 있으면서도 사랑이 오기를 기다리며 글을 썼어요. 밤이 지나가기를, 더 지독한 어둠으로 밤이 흩어지기를 소망하며 밤보다 격렬한, 밤보다 어두운 글을 썼지요.

그랬던 내가 지금 글을 씁니다. 사랑 그리고 밝은 빛 안에서 글을 씁니다. 빛보다 더 빛나는 말들로 글을 채우며 빛을 지나 더이상 어지러지지 않는 빛에 도달해 세월의 더딘 윤회에도 헤매지 않는 빛을 얻으며 나는 그대와 함께 글을 씁니다.

그대와 함께인 나는 이 말들이 똑같음을 압니다. 한밤중의 말과 한낮의 말, 사랑을 기다리는 말과 사랑하는 순간의 말, 절망과 희망의 말이 같다는 것을. 나는 이러한 깨달음 속에서 우리만이 알아볼 수 있는 말을 씁니다.

 

나는 그대에게 글을 씁니다... 내가 당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는 지금에도 당신이 내 안에 있는 이 밤, 말에서 비롯된 어둠과 당신이 뒤섞여 있는 불타는 밤에도 나는 글을 씁니다. 당신에게 글을 씁니다.

 

당신을 불러봅니다. 이 책장 위에서 당신을 불러봅니다. 이 숲 속에서, 이 연못 근처에서, 이 길 위에서, 우리의 발자국이 한없이 닿아 있던 이 땅 위에서 발자국을 되짚으며 당신을 불러봅니다.'

 

 

 

'...자연 속에는 고대 알파벳의 조각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다. 대문자 조각, 이탤릭체를 이룬 실개천, 고요함 속에 놓인 파랗고 넓은 간격까지. 그러다 이따금 깊은 평온함 속에 몇몇 문자가 모여 말을 만들기도 한다. 고맙게도 하나의 문장을 그려낸 것이다. 당신은 그 문장을 발견하고 읽어보지만, 문장은 그 자리에 잠자코 있지 않고 재빨리 모습을 감춰버린다. 갈색 말, 찬란한 빛 속에 파묻힌 말의 머리, 부드러운 풀이 모여 삶에 무한한 안도감을 안겨주는 하나의 문장을 그려내고 있었다.

 

그건 바로 어린아이의 순수함 앞에 피어오르는 감동, 천진난만한 아이를 볼 때 살랑이는 바람과 같았다. 찬란한 빛을 갈망하는 고운 갈기의 천사를 보는 순간 내 마음에 그런 바람이 일었다.... 덕분에 삶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와 있었지만 삶은 또 손에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우리 눈의 창으로부터 터져 나오는 기쁨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오직 한 번의 등장만으로 모든 것이 구원받는 듯한 기쁨이 힘...'

 

 

 

 '아름다움은 부활의 힘을 지니고 있다. 보고 듣기만 하면 된다.

우리가 살아생전에 천국으로 들어서지 못하는 이유는 단지 그런 것들에 마음을 기울이지 않아서다.'

 

 

 

'어느 철학자의 책을 읽다가 웃음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왔다. 고요하고도 은밀한 진동이 이는 웃음이었다. 내 얼굴 위로 슬며시 번진 웃음은 가느다란 떨림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아래의 내 심장은 불타올랐고 가슴 안으로는 불덩이가 떨어졌다.

 

철학자는 비범했다. 그는 풀숲에서 잃어버린 열쇠 꾸러미를 발견했던 것이다. 그 열쇠는 화려한 도시의 것처럼 크고 멋진 금장 열쇠였다. 하지만 사실상 쓸모없는 열쇠 꾸러미였다. 문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은 애초에 없었다. 그러니 그 열쇠 꾸러미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내 안에서 솟아오르는 고요하지만 환한 웃음을 나는 이제 창가에 놓인 프리지어 다발과 함께 나누기 시작했다. 내 눈앞으로 솜털 하나가 날아오른다. 불현듯 그것이 한낱 먼지일 뿐이라도 기쁨을 머금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친다. 프리지어 꽃은 온갖 빛깔로 웃고 있었고, 창밖에는 거미 한 마리가 은빛 거미줄을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거미는 무심코 내빝은 한마디 말처럼 하늘고 곧장 오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모든 철학의 무용함을 비웃고 있었다. 프리지어 꽃과 창가 주변으로 자란 개머루, 그리고 아직 아무런 글씨도 쓰지 않은 책상 위에 놓인 흰 종이마저도 철학을 비웃는 듯했다. '책상'이라는 단어조차 익살스럽게 느껴졌다.

..............

 

이것 봐.

프리지어 꽃이 향기로 온 방을 뒤덮으며 내게 말했다.

 

이것 봐. 그 어디에도 문은 없다. 우리의 향기와 우리의 빛깔과 우리의 웃음만이 있을 뿐이야. 다른 세계는 바로 그 웃음에서 시작돼. 다른 세계는 바로 이 웃음이야. 왜 다른 곳에서 또 다른 것을 찾고 있지?

 

신이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있다가 불현듯 본심을 드러낼 때가 있다. 그때 옆을 지나다 보면 그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웃음소리는 음악 속에서 들을 수도 있고 침묵 속에서 들을 수도 있다. 싹이 틀 때에도, 흘러가는 구름 뒤에서도, 이가 빠진 누군가의 입속에서도 들린다. 우리 일상의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아주 작은 방 안에서 울려 퍼지는 꽃 한 다발의 웃음소리는 정말 놀라울 정도다. 꽃이 내는 웃음소리가 나를 도취시켰다. 세상의 그 어떤 철학도 데이지 꽃 한 송이, 나무딸기 한 그루, 그리고 머리를 민 수도승처럼, 태양과 얼굴을 맞대고 음미하며 웃고 웃고 또 웃는 조약돌 하나와 견줄 수가 없다.

 

나는 하늘의 푸르름을 바라본다.

 

문은 없다. 아니면 문은 오래전부터 열려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따금 이 푸르름 안에서 꽃의 웃음과 같은 소리를 듣는다. 그 푸르름을 함께 나누지 않으면 들을 수 없는 소박한 웃음소리를.

 

당신을 위해 그 푸르름을

여기 이 책 속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