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서점 : 금정연과 김중혁, 두 작가의 서점 기행. 프로파간다. 2016.08
책소개
2016년 늦봄부터 초여름에 이르는 한 달 동안 서평가 금정연과 소설가 김중혁이 모두 8곳의 서점을 방문했다. 독립서점, 테마 서점, 동네 서점이라 불리는 그곳에서 두 작가는 서점 주인과 책방 운영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신문과 잡지에 전형적으로 등장하는 소규모 서점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주인장들의 고민과 보람이 드러난 이 대화는 동시대 새로운 서점의 자화상이라 할 만하다.
두 작가의 서점 탐방기 외에 두 명 일본의 대표적인 젊은 서점인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강연과 ‘서점 수업’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예비 서점 운영자를 위한 강연을 묶어 이 책을 발간한다. 소규모 서점 문화를 애호하는 이들과 미래의 서점 운영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이길, 특히 새로운 서점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촉매가 되길 기대해 본다.
목차
유어마인드 011
고요서사 043
책방 만일 079
B-PLATFORM 109
일단멈춤 133
한강문고 167
땡스북스 197
햇빛서점 229
대담: 금정연, 김중혁 255
특별 강연: 우치누마 신타로 272
초청 강연: 호리베 아츠시 298
서점 수업: 당신이 서점을 열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320
부록: 서점 용어 351
-유어 마인드
독립출판물 전문서점.
소단위의 출판물을 개인 홈피에서 팔다가 온라인 서점을 거쳐 산울림 소극장 옆 건물 5층에 서점을 차렸다.
5층이라도 올 사람은 오겠지 하는 널널한 마음으로.
"책들을 배포하고 판매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점은 저희가 좋아하는 책이 기준점 이하로 판매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 것, 이 책은 좋다, 이 책은 잘 팔렸으면 좋겠다고 생각됐던 책들이 늘 호응을 받았던 것이 좋았습니다. 또 '아, 이건 돈이 필요해서 하는 거야' 라는 말을 안해서 행복해요. 뭐 그런 멘트를 아예 할 수 없는 책들로 저희를 무장시키고 살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그렇게 관성화되지 않아서 좋습니다."
-고요서사
해방촌 문학중심 서점. 2015.10월
"사실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안돼서 속상한 적은 있어도, 하길 잘했다고 훨씬 많이 생각한 게, 직장 스트레스 없고, 만나서 좋았던 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한강 작가님도 그렇고, 여기 오신 손님분들도 못만났을테니까요. 그래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아직까지는 훨씬 많이 하고 있어요. 공간이 주는 힘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제가 애정을 갖고 관리하는 공간을 또 좋아해주는 분들을 만난다는 게 저한테는 기쁜 일 중 하나입니다."
"하고 싶으면 해야죠. 자기 방식대로 운영하는 여러 형태의 서점이 생겨야 점점 모범답안이 만들어질 것 같아요..... 기존에 하던 분들이 항상 너무 낭만을 갖지 말라는 얘기를 하는데, 낭만이 없으면 이걸 못 열거든요, 낭만을 현실화시키는 몫은 자기 몫이니까..."
-책방 만일
'지금, 여기', 문제의식을 갖고 주제를 정해 그와 연관된 책을 전시한다.
"사회운동의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면 이 책방은 아주 유연한 방식의, 거의 목소리를 드러내지 않는 운동으로서의 책방이 되었으면 해요."
-B플랫폼
"이제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고 저마다 색깔을 가지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책문화를 편치는 거점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해요"
스튜디오에 출력기, 재단기를 갖춰 직접 책을 제작하는 프로젝트 진행.
-일단멈춤
여행전문서점.
-땡스북스
"자기의 능력이나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끊임없이 보여주면 자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마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어쨌거나 땡스북스를 통해서 제 관심사를 드러냈고 잘할 수 있는 걸 보여줬더니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오는 거죠."
-햇빛서점
성소수자를 위한 전문서점
"가장 좋은 메시지는 즐겁게 살고 있는 걸 보여주는 것, 제가 미래에 있다고 생각하고 계속 해맑은 방식으로 하고 있어요.이미 차별같은 것이 없는 사회라고 생각하고 그냥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계속 노력하는 거죠. 물론 아직도 나쁜 점이 많고 많은 분들이 고생하면서 활동하고 있는 걸 알고, 그걸 응원합니다. 그런데 햇빛서점은 이미 미래에 가 있는 해맑은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Book and Beer
책을 읽으며 맥주를 즐기는 서점.
맥주뿐 아니라 서점안의 모든 가구도 판매용. 잡화, 식품도 판매.
저자초청의 토크이벤드 매일 진행, 지역 뮤지션의 라이브 공연, 영어회화교실운영, 소규모 출판물 제작.
책이 상품이지만 책방 자체도 상품이 되도록 만든다.
"일단은 구입하도록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책이 집에 있으면 언젠가 읽을지도 모르니까요. 사람들이 책을 구입하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 그게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세이코샤 교토
"중요한 것은, 여가를 위해서 일을 할 건지, 아니면 내 일 안에 생활을 가져와서 충실하게 지낼 건지, 그 선택에 따라 노동의 질이 달라진다...
일과 생활을 분리하지 않아서 힘든 일이 없고, 되려 자영업을 하면서 너무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서점은 문화를 발산하는 장소이자 교육의 장..."
책좀 읽는다는 사람치고, 취미란에 '독서'라고 적어놓곤하던 사람치고, 어린 시절 '이 다음에 커서 서점 하나 내면 좋겠다'는 생각 안해본 사람 있을까?
아담한 공간을 예쁜 인테리어로 꾸미고, 참고서들 같은 거 말고 내가 좋아하는 책들로만 서가를 가득 채우고, 그런 책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말고 적당히 찾아와 주는, 하루 종일 커피향이 풍기는 그런 서점을 가졌으면 하는 꿈.
친구들한테 얘기했다가 단박에, 그렇게해서 어떻게 먹고 살 건데? 하는 핀잔을 듣던 꿈.
그런데 여기 그런 꿈들을 감히, 아무렇지도 않게 무심히 이뤄내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읽어보니 당연히 큰 돈은 못 벌고, 유지만 할 수 있는 정도다 하는 서점이 많았지만, 이리저리 상황에 끌려다니며 휘둘리는 대신, 내 삶은 내가, 내 마음대로 끌고간다는 자유로움과 당당함이 그들에게서 느껴졌다.
부디부디 오래오래 잘 꾸려들 나가기를 응원하는 마음.
책은 손바닥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판형으로 light한 느낌이지만 내용은 절대 가볍지만은 않다.
두 인터뷰어가 재미있게 끌어내는 이런 저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서점운영기이면서도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철학을 엿볼 수있는 흥미로운 얘기들이 꽉 차있던 책이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감탄을 자아내게 했던 한 일본서점의 마케팅 아이디어들.
그냥 읽고 잊긴 아까워 여기 메모.
B&B의 아이디어들
*문고본 엽서 프로젝트
한 권의 헌 책을 크라프트지로 싸고, 앞에 인용구 한 문장을 써놓는다. 고객은 책 내용을 모른 채 그 책을 추천한 사람의 인용구만 보고 책을 고른다. 가령 '도쿄에 살고 있는 사람이고 막 구워낸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 고른 책, 800엔'
고객은 책 내용을 전혀 모르고 추천한 사람의 얼굴 사진을 보고, 이 사람이 권하는 책을 갖고 싶다고 생각해 책을 고르게 된다.
*'write on project'전
책 중에 이전 소유자의 필기가 들어있는 경우가 있다. 헌책값은 더 떨어지지만 그중엔 재미있는 필기가 많다. 헌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책을 갖고 싶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하나뿐인 책이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갤러리를 빌려 '책에 필기를 할 수 있는 책방'이라는 프로젝트를 기획, 잔뜩 표기가 돼있는 책을 나중에 우송.
*'문고본 세트'
카페 메뉴에 문고본 포함. 책과 음료세트, 가령 '홍차+3번책' 하는 식으로.
*'hon-ne'라는 DJ이벤트
입장료에 책값 포함. DJ의 음악에 춤을 추는 것처럼 DJ가 책을 읽고 거기에 맞는 음악 선정, 혹은 모두 함께 책을 읽고, 작품 속 요리를 재현해 나눠먹으며 파티.
*'NUMABOOKFACE'
문고본을 쌓아 오브제를 만들고 '당신에 대해 알려주세요'라는 앙케이트 실시. 오브제를 해체할 때 그 앙케이트를 읽고 각각의 사람에게 어울릴 책을 보내줌.
*shop in shop
카페, 옷가게, 인테리어숍, 레코드숍 등 책방이 아닌 곳 안에 서점 들이기.
숙박시설 로비, 병원 대기실, 회사 입구, 공동주택의 공동시설 등등.
*책용품 판매
북커버, 북스탠드, 책갈피, 책장 청소용 브러쉬등 책관련 용품 판매.
*책과 관련된 콘텐츠를 중심으로 잡지, 웹미디어 만들기
*sns에서 좋아하는 책을 서로 보여주는 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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