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

바다가는길 2017. 8. 29. 21:30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

2017.06.24(토) ~ 2017.10.07(토), 한가람미술관



전시소개-

 

세계적인 잡지 보그의 아카이브에서 엄선한 이미지를 통해 패션 사진과 명화의 관계를 새롭게 탐구하는 전시가 열린다. 세계 3대 패션 사진 작가로 알려진 파울로 로베르시, 피터 린드버그, 어빙 펜 등 가장 영향력 있는 대가들의 손끝에서 피어난 작품들은 베르메르의 대표작인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거나, 카라바조, 르누아르, 고흐, 달리, 클림트를 비롯한 화가의 명화를 상기시키며 미술사를 수놓은 각기 다른 시기의 걸작을 우리 곁으로 다시 불러온다. 스페인 황금 세기의 회화나 네덜란드의 초상화에서 모네의 인상주의 풍경화를 거쳐 잭슨 폴락의 추상표현주의에 이르기까지 예술사에 있어 상징적인 명화에서 얻어낸 영감을 매력적인 사진으로 풀어낸 이번 전시를 통해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고전 회화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공짜로 생긴 티켓 버리기 아까워서...

전시개요처럼 페인팅에서 모티브를 얻었던 보그의 사진들.

때론 초상화, 혹은 정물화, 풍경화, 그리고 아방가르드나 팝아트로부터.

그런데 기대와 달리 그다지 눈에 드는 사진이 별로 없었다.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나 단순모방수준으로 보일 뿐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창의성은 느껴지지 않았다.

맘을 끌었던 사진은 단 세 장.


Vouge UK. 'Still life'. 2013. Josh Olins작. 모델 Sam Rollinson

세트며 의상이며 스타일링,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중성적인 매력의 모델, 먼 곳을 보는 아스라한 눈빛까지 너무 맘에 들던 사진.

당시 유행하던 동양풍의 스타일링, 대략 이런 정도의 그림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하는데, 내게는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사진이었다. 나라면 오히려 이 사진을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고 싶어질 것 같다.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본 사진.





Lily. 2008. Nick Knight작. 모델 Lily Donaldson. 존 갈리아노 2003 SS 컬렉션.

존 갈리아노가 인도의 holy축제에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선홍의 활짝 핀 꽃같은 드레스가 삶의 기쁨을 맘껏 드러내는 것 같다.




그리고...

Jil Sander campaign S/S. 1992. Nick Knight작. 모델 Tatjana Patitz

질 샌더의 광고를 위한 사진. 의상보다는 모델에 초점을 맞추던 당시의 사진 경향과 달리 드레스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파격이었다고.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군더더기 없는 표현이 좋았다.




세 장의 사진 외에 재미있던 동영상...



Fantasia. 2008. Nick Knight & SHOWstudio.

알렉산더 맥퀸, 꼼 데 갸르송, 존 갈리아노 같은 혁신적 패션 브랜드들의 지난 십년 간의 오트 꾸튀르 드레스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상. SHOWstudio.com을 통해 온라인상으로 공개되기도 했다고.

디자이너들의 재기발랄한 의상과 신나는 리듬에 맞추어 춤추는 모델들의 움직임이 재미있었다.

동영상이라 셔터스피드가 떨어져 간신히 건진 사진.




그리고...

A single woman. 2010. Camilla Aklans작. 모델 Claudia Schiffer.

썩 감동적인 사진은 아니지만 호퍼의 분위기를 제법 잘 재현했다는 생각.





의외로 사진의 아쉬움을 덜어준 건 전시장의 끝자락에 있던 옛날 보그지의 화가들과의 콜라보작업들을 담은 pdf파일들이었다.

달리, 호크니, 미로, 피카소의 작품들.

1950년대, 혹은 7,80년대의 고색창연한 보그지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패션지에 실렸던 이들의 작품들은 이 전시회가 아니었으면 어디서도 볼 수 없었을 처음 보는 것들이라 흥미로웠다.


Dali. Vogue Paris december 1971-january 1972. No522.









David Hockney. Vogue Paris december 1985-january 1986. No.662
























Miro. Vogue december 1979-january 1980. No 602.






Picasso. Vogue Paris december 1996-january 1997 별책부록. (1951년 5월호 재인쇄)

















기상천외한 달리의 상상력, 처음 보는 다양한 데이비드 호크니의 사진들, 미로의 작품들도 재미있었지만 피카소의 자유분방한 발랄함이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다. 

1950년대의 고전적인 드레스들도 아름답네.


전시를 보고나오니 살짝 서늘하기까지 한 시원한 바람, 광장에선 분수쇼가 벌어지고, 그 앞에서 까르르, 까르르, 마냥 즐거운 아이들...

오랜 더위를 지나 바람에 땀을 식히듯 기분전환을 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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