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카림 라시드

바다가는길 2017. 10. 9. 18:19

카림 라시드展 포스터


2017.06.30(금) ~ 2017.10.07(토) 한가람미술관 제1전시실,제2전시실


< 세계 3대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展 >은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산업 디자이너 중 하나로 손꼽히는 카림 라시드의 한국 특별전이다. 본 전시회는 카림 라시드를 대표하는 수려한 곡선미를 뽐내는 독창적인 오브제, 가구 및 그를 오늘날 산업 디자인의 제왕 자리에 군림하게 한 대표적인 디자인 작품들을 선보이며 화려한 색감과 디지털 시대의 정신을 담은 그래픽 작업 역시 전시장 전체를 아우르며 카림만의 세계를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또한 뉴욕 스튜디오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의 원천이 된 원본 스케치 다수와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체험 형 조형물 및 미디어 작품 등 총 4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국내 최대 규모로 선보이는 카림 라시드의 이번 회고전은 다원주의자 (Pluralist)이자 문화를 만드는 자 (Cultural Shaper)를 자청하는 카림의 예술, 디자인 세계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쉬운 전시 구성으로 기획된 8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펼쳐 보이며 나아가 과거가 아닌 현재,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을 강조하는 그의 철학을 드러내며 변화무쌍한 미래를 살아갈 현대 인류에게 던지는 삶의 가이드가 될 것이다.


카림 라시드는 그의 메니페스토에서 "현시대의 디자인이란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인위적으로 구축한 환경을 철저하게 미화하는 행위다"라고 말했다... 카림이 언급한 것처럼 디자인이란 일부 디자이너와 예술가 들에게 중요한 영감을 주는 흘러간 시대와 트렌드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와 공간의 상태를 비판하는 행위다.

그의 작품에서 불 수 있는 화려한 색상, 곡선, 물 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움 그리고 무엇보다 사용자를 배려한 디자인 같은 주요 특징들은 디자인에 대한 그의 신조를 드러낸다.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 la dolce vita!'

사탕같이 달콜한 파스텔조의 유려한 곡선을 지닌 가구며 인테리어 소품, 공공설치물, 그래픽 작품들은 한결같이 "산다는 건 행복한 거야, 인생을 즐겨!"라고 외치는 듯하다.

만만치 않은 삶, 어쩌면 칙칙하고 꺼끌거리는 일상을 사는 보통사람들에게 이런 달콤함, 매끈함은 잠시의 위로이고 환기일 수 있다는 생각. 나쁘지 않다는 생각.

얼마 전, 그 독특한 통찰에 흥미있게 읽었던 책의 저자 한병철은 동의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하지만 디자인에게 예술의 무거운 책무를 지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예전에 무슨 디자인페어에서 카림 라시드의 펜 몇 개를 사 여지껏 즐기며 잘 사용하고 있는데...

디자이너의 작품이라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비싼 가격의 물건들이 아니라 누구라도 쉽게 접근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작품이자 상품들을 그는 만든다.

"디자인은 모두의 것"이라는 모토에 완전 공감.


 전시가 참 입체적이었다. 공간을 나누는 월조차 자신의 그래픽으로 채워 하나의 전시물로 꾸미고, 커다란 스크린 디스플레이, 카림 라시드의 전작들을 검색해 살펴볼 수 있는 검색대, 실제 앉아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작품들의 배치와 자세한 작품 설명들, 그의 철학을 말해주는 곳곳의 문구들...

전시디스플레이 괜찮네... 생각했더니 카림 라시드 자신이 꼼꼼히 디자인한 거라고.

삶에의 긍정과 따스함이 느껴지는 작품들을 사이를 거닐며 여유롭게 즐겼던 전시.







전시장에 들어서면 만나는 데스크 세트와, 각종의 의자, 서랍장, 조명, 기타등등. 까만 테이블에 피치핑크의자도 이쁘고, 그 옆 핫핑크 의자는 실제로 앉아볼 수 있어서 의자에 푹 잠겨 전시장 풍경을 음미.


실제 작품을 체험할 수 있게 전시해서 그 공간을 느껴볼 수 있게 만든 게 좋았다. 소파에 편히 앉아 커다란 스크린으로 카림 라시드의 작품을 보거나 인터뷰 영상 보기.

"I want to change the world" 군데 군데 그의 모토가 관람객들에게 말을 건다.

글로벌 러브. 2017. 사람의 두상모양 설치물, 그 머리속으로 쑥 들어가기. 둥글게 싸인 내부에 의자가 있어 거기 앉아 아늑한 공간체험.

외부소음이 좀 더 걸러질 수 있는 테크닉이 있으면 좋겠다 싶던.

나무 편을 켜켜히 쌓은 기법이 신기했는데, 옆에 그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함께 있어 좋았고.

전시 현지에서 제작된 것들은 제작 동영상과, 콜라보한 한국제작팀들도 일일히 명시돼있었다.

검색대에서 연도별로, 혹은 아이템별로 그의 작품들을 다 찾아볼 수 있었다. 어마무시한 작업량. 어머나, 이것도 좋네, 이것도 괜찮고... 감탄하며 한참을 구경.


Pleasurescape(loquid acrylic resin). 2017

편한 자리에 맘껏 앉아 볼 수 있다. 이 명랑한 색감하며 명랑한 형태. 재료가 아크릴이라 딱딱하지만 형태가 유연해 불편하지 않더라.











scape series by Karim Rashid. 3:35min, 작품 옆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시리즈의 그간의 다른 디자인들도 보여주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조명. 변화하는 조명에 따라 달라지는 세상. 내부의 패턴들이 너무 예빴다. 제목이 뭐였더라?












3D lenticular print. 2012. 입체그림. 화면앞을 움직임에 따라 패턴이 변화한다. 천천히 그림 앞에서 왔다 갔다 하기.

explosion







facet. 2012



morph.2012

벤치, 아기자기한 소품방. 전시공간을 나누는 월에 그래픽디자인을 입혀 그마저도 작품으로 만든 구성이 좋다.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조명이니 의자들도 좋았지만 벽의 디자인 스케치들도 재미있었다. 어떤 아이디어가 이렇게 저렇게 구체화되는구나, 하는 걸 볼 수 있다.




아이콘 설치물. 자세히 들여다보면 투명압핀들의 집적.



Digipop. 붓과 캔버스를 이용한 전통적 방식 대신, 디지털 기술과 최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디지팝(데코레이션의 새로운 데이터레이션)이라 부르는 디지털 작품을 제작.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지 말고 급속히 성장하는 디지털 시대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주장.

카림의 디지팝 작품들은 표면디자인, 벽지, 카펫, 바닥, 미술 전시회, 건축, 인테리어등 다양한 프로젝트로 구체화된다.


한마디로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이쁜지. 색이며 형태며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아이콘.









블랙과 레드의 경쾌한 공간. 전시장을 나가는 마지막 길에, 자! 여러분, 하며 "You can redesign yourlife", 디자인이 생활을 바꾸고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카림 라시드의 신념의 전도. 어쩌면...하며 마음 속에 오렌지빛 혹은 핑크빛의 미소 몇 개 간직한 채 전시장을 나선다. 그 색감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