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 4. 5시. 롯데콘서트홀
program
멘델스존환상곡 F#min. op 28
1.Con moto agitato
2.Allegro con moto
3.Presto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F#장조. op 78 ‘Therese’
1.Adagio cantabile - Allegro, ma non troppo
2.Allegro vivace
브람스 8개의 피아노소품 op 76,
1. Capriccio. Un poco agitato
2. Capriccio. Allegretto non troppo
3. Intermezzo. Grazioso
4. Intermezzo. Allegretto grazioso
5. Capriccio. Agitato, ma non troppo presto
6. Intermezzo. Andante con moto
7. Intermezzo. Moderato semplice
8. Capriccio. Grazioso ed un poco vivace
브람스 7개의 환상곡 op116
1. Capriccio in D minor
2. Intermezzo in A minor
3. Capriccio in G minor
4. Intermezzo in E major
5. Intermezzo in E minor
6. Intermezzo in E major
7. Capriccio in D minor
바흐 영국모음곡 6. d minor, BWV 811
Prelude - Allemande - Courante - Sarabande - Double - Gavotte I - Gavotte II - Gigue
음악의 성찬.
레퍼토리가 푸짐하다.
한 개만 고르라면 한참을 고민했을 선곡들.
안드라스 쉬프는 역시 노련하고 유연했다.
연주가 하나도 힘이 들어보이지않고 그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다.
아름답고 서정적이고 유려하다.
모든 곡들이 작곡가의 특징이 드러나기 보다 그의 연주 스타일로 통합되는 느낌.
베토벤의 테레제, 이거 멘델스존이야 그러면, 그런가? 멘델스존의 환상곡을, 이거 베토벤이야 그러면, 그런가? 싶게 비슷하게 들렸다.
누구의 곡이든 중요하지 않다싶게 물론 너무 아름다웠지만.
하지만 특히 인상적이던 곡은 브람스.
총 15개의 소품들이 하나같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집에 가서 당장 다운받아야겠다 싶던 곡들.
그리고 바흐.
바흐의 곡들은 구성이 치밀하고 군더더기없이 정갈, 단정하다 여겼는데, 쉬프의 바흐는 화려하기 그지없네.
담백함은 떨어지지만 그대신 보다 휘황하고 감성적으로 들렸었고.
안드라스 쉬프라는 명성도 명성이지만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맘에 드는 선곡으로 짜여진 레퍼토리때문에 혹했던 콘서트는 '와! 감동이야'까지는 아니었지만 역시 좋았었다.
하나의 음악이 끝나고 그 느낌이 다음 음악으로 덮어씌워지는 게 매번 아쉬웠었다.
얼마 전 키신의 연주회가 있었지.
벼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이미 매진.
표를 구할 수 없어 연주회를 놓치고 리뷰를 보니 장장 1시간 반에 이르는 앵콜로 '3부'공연을 했다고.
그 얘기를 들었을까? 그도 총 6곡의 앵콜을 들려주었다.
연주자들, 연주회가 끝나면 기진맥진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어, 한 세곡쯤의 앵콜 후엔, 아휴, 이젠 그만 하셔도 되요, 속으로 되뇌었었는데...
그의 연주는, 그 현란함에도 어찌나 쉬워보이는지 앵콜 연주도 마치 하루 연습을 쉬는 날, 그냥 피아노가 치고 싶어 친다는 듯 무심하고 여유로워보였다.
앵콜곡들은 아마도 바흐, 브람스, 베토벤 순?
무슨 곡인지 모르겠지만 연주회에 갔던 다른 사람들이 자세히 올려놨겠지.
나중에 찾아보기로 하고.
너무 피곤한 상태로 음악회에 가서, 듣다 자는 거 아닌가 걱정했었는데, 오히려 눈이 말똥말똥. 머리가 환해지더라.
아름다운 것들이 주는 에너지가 있어.
앵콜을 포함해 풍성했던 연주회로 다들 얼굴 가득 미소를 띄우며 연주회장을 나왔다.
방점이 하나 찍힌 가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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