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2018 오르간 시리즈 XII. 다니엘 로스

바다가는길 2018. 12. 3. 23:30


2018 오르간 시리즈 XII. 다니엘 로스 2018 Organ Series XII. Daniel Roth








롯데콘서트홀에 가면 정면에 장대한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돼있는 걸 볼 수 있다.

음악회 시작을 기다리며 물 한 모금을 마시다가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다가 시시때때로 올려다보던 그것.

언제건 한번쯤 저 소리를 들어봐야할텐데...


파이프오르간을 보유하고 있는 음악홀답게 롯데콘서트홀에서 오르간연주회 시리즈를 기획했다.

그 중 고른 이 날의 연주회.


무엇보다 신기했던 건 거대한 숲 한가운데 놓인 자그마한 바위 하나 같던 오르간과 그걸 연주하는 모습이었다.

도대체 건반이 몇개인 건가, 피아노의 두, 세배는 될 것 같은 층층의 건반이며, 또 수많은 페달들.

연주자는 인간이 아니라 외계인이어서 손가락이 한 스무개는 있고 다리도 한 네개 정도는 있어야 연주가 가능할 듯싶은 악기.

단 열개의 손가락과 두 발로 종횡무진하는 연주모습이 신기했다.

파이프오르간은 그 길고 짧은, 굵고 가는 무수한 파이프들이 각기 무수한 음색을 낸다.

거의 모든 관악기 소리들이 다 들어있는 듯 싶었다.


처음 클래식을 좋아했던 곡 중  바흐의 오르간곡이 있다고 기억하는데, 바흐의 환상곡과 푸가는 온 파이프들이 일체의 여백없이 일제히 울려대는 소리의 폭풍이 거의 소음으로 들려 의아했었고, 오히려 비에른이나 비도르의 잔잔한 곡들이 좋았다.

특히 비도르의 오르간 교향곡은 누가 피아노로 편곡해도 좋을 것 같던 곡.


너무 온갖 음들이 한꺼번에 아우성쳐대는 파이프오르간이라는 악기는 내 쥐향은 아닌듯.

한 번 들어봤으니 됐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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