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피터 비스펠베이 첼로 리사이틀

바다가는길 2019. 9. 25. 19:14

 

 

2019.9.24.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첼로로 부르는 슈베르트  피터 비스펠베이 첼로 리사이틀

 

피터 비스펠베이(첼로), 파올로 자코메티(피아노)

 

 

프로그램

 

1.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장조 '듀오' D574, op162

   allegro moderato- scherzo & trio, presto- andantino- allegro vivace

2.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C장조 D934, op 159

   1. Andante molto 2. Allegretto 3. Andantino 4. Allegro 5. Allegretto 6. Presto

   

3.아르페지오네 소나타 A장조 D 821

   allegro moderato- adagio- allegretto

4.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시든 꽃' 주제에 의한 서주와 변주곡 D 802, op160

 

 

 

우선 슈베르트만으로 된 레퍼토리가 너무 좋았다.
원래 바이올린과 피아노, 혹은 플루트와 피아노로 구성된 곡을 바이올린과 플루트 대신 첼로연주로 편곡한 곡들.
첼로의 깊고 묵직한 소리로 표현되는 곡들은 어떨까 기대했었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생각보다 별로.
바이올린의 예리하고 경쾌함에 비해  첼로 소리는 둔하게 들렸다.

첫번째 곡 '듀오'는 '단 다 단다 단따 단따...' 리듬이 매력적인 저음의 피아노 도입부, 훅성이 강해 계속 입으로 흥얼거리게 되는 아름다운 곡, 슈베르트가 불과 스무 살 때 쓴 곡이라는 게 놀랍고, 두번 째 환상곡은 유투브에 2014년 올라 온 아이작 스턴과 바렌보임의 어마무시한 연주의 발견. 그렇게 무시무시한 연주가 어째서 아직 조회수가 164회밖에 안되고 댓글조차 없는 건지 의아스러울 정도로 너무너무 좋았던 곡과 연주. 이 환상곡의 연주야말로 진정한 '듀오'라는 느낌이었는데....

(https://www.youtube.com/watch?v=1yKYHFmW5uE  다시 들어가보니 어찌된 일인지 164회조차 아니네...)

슈베르트가 죽기 1년 전의 곡. 우울하기 그지없고 힘을 내보려 애쓰는 것이 오히려 더 우울하게 들리던 그런 곡이었고...

곡을 미리 들었었음에도 프로그램북의 잘못 표기된 악상 기호, andante molto를 마냥 기다리다 알레그레토, 프레스토로 끝나는 곡에 잠시 어리둥절..ㅋ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뭐 말할 것도 없고 시든 꽃의 변주들도 처음 들어 새로웠고.

 

비스펠베이의 연주는 내겐 자주 살짝 플랫된 것처럼 들리고 두루뭉실해보였다.
아마 예습으로 미리 들었던 바이올린 연주들과 비교가 돼서 그랬나?
본 연주보다 오히려 첫번째 앵콜곡에서 비로서 비스펠베이의 첼로의 매력이 느껴졌었고, 두번째 앵콜곡 바흐로 마무리가 되어 또 좋았고...
나쁘진 않았지만 연주자의 연주보다는 슈베르트의 명곡들을 즐겼던 연주회였다고 말해야겠다.


오롯이 슈베르트만을 들었던 시간.
늘 그렇듯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선율들.
이런 작곡가가 너무나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떴다는 게 다시 한 번 아쉬운 마음이다.
그에게서 나올 아름다운 명곡들이 더 많았을텐데....

 

음악이 주는 위로로 잠시 세상을 잊고 평화로웠던 시간.

 

또 다른 평화로운 풍경..

콘서트홀 앞에서 항상 분수쇼가 열리는데, 삼삼오오 앉아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분수쇼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뛰노는 아이들... 까르르 거리는 그 웃음소리들...

그 풍경이 또한 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