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의 밤

바다가는길 2019. 10. 16. 20:04



 파랑새의 밤

마루야마 겐지 저/송태욱| 바다출판사 | 2017년 07월


책소개
“죽어가는, 그리고 죽고 싶은 한 남자,
마침내 죽기 위해 고향 땅을 찾다”

쉰다섯 살, 고향땅을 찾은 허름한 양복차림의 남자가 털털거리는 시골버스에서 내렸다. 그의 트렁크 맨 밑바닥에는 현금으로 받은 퇴직금 뭉치가 깔려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고의로라도 찾아오지 않았던 고향땅에 다시 걸음을 한 것은 다름 아닌 제대로 죽기 위해서였다. 이름 모를 괴한에게 무참히 살해된 여동생, 그 사건에 대한 복수심에 불 타 엉뚱한 타인을 실수로 죽이고 행방불명된 남동생, 연달아 일어난 비극을 못 이겨 극약을 먹고 자살한 어머니…….
일찍이 출세라는 개인적 열망에 가족을 버리고 도시로 올라온 주인공은 극단적으로 엉켜버린 가족사로 인해 몸 바쳐 일한 회사에서 버림받고, 아내에게서도 이별을 통보받는다. 게다가 당뇨성 망막증이라는 실명위기까지 선고받은 그는 ‘그간 해보지 못했던 마음 내키는 대로의 삶’을 살아보다, 완전히 실명에 이르면 미련 없이 목숨을 끊어보자는 계획을 세우고 고향을 찾는다. 그런 그에게 고향에서 만난 온갖 자연과 우연들, 그리고 이름 모를 ‘녀석’과의 조우로 인생 막바지의 그에게 생각지 못한 내적 반전들이 쏟아진다.


주변에 일어나는 온갖 비극에 떠밀려 절벽 끝에 선 사람. 떨어져내려도 좋다는 마음으로 고향에 돌아온다.
그곳은 치를 떨며 도망쳤던 지리멸렬한 고장.
하지만 5년마다 엽기적인 살인이 일어나고 그의 여동생 또한 그 희생자였다.
그 비극으로 온 가족이 죽음을 맞이했고, 이젠 홀로 남아 그 또한 죽음을 찾아 돌아온 그곳에서 그는 여동생을 죽인 살인자를 찾아나선다.
평범하디 평범한 한 사람이 엽기적인 살인을 벌이는 광인을 쫓다가 결국 스스로 광인이 되는 이야기.

범인을 찾는 스릴러같은 이야기의 틀 속에 한 남자가 서서히 변화하는 심리적 과정이 현란한 묘사로 펼쳐진다.
하루키를 두 번 이상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던 적이 있던가?
하지만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은 한 번 읽고도 다시 읽고 싶어지는 글이다.
그가 묘사하는 장면, 장면들, 사람들, 삶들이 너무 선명하다.
내게 마루야마 겐지의 최고의 소설은 '천일의 유리'지만 아 책 역시 푹 빠져 읽었던 이야기였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언제든 기회만 만나면 발아할 무의식 깊숙히 숨어있는 그 광기란....



마루야마 겐지 (Kenji Maruyama,まるやま けんじ,丸山 健二)                        
                                                                                                       
1945년 나가노 현 이에야마 시에서 태어났다. 1963년 도쿄의 한 무역회사에 통신담당 사원으로 취직하였으나, 1966년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하게 되자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설 《여름의 흐름》을 썼다. 그것이 1966년이었다. 이렇게 난생 처음 쓴 작품으로 그는 「문학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작품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일본문학 사상 최연소로 수상하였다.1968년 소설 〈정오이다〉로 귀향한 ... 1945년 나가노 현 이에야마 시에서 태어났다. 1963년 도쿄의 한 무역회사에 통신담당 사원으로 취직하였으나, 1966년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하게 되자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설 《여름의 흐름》을 썼다. 그것이 1966년이었다. 이렇게 난생 처음 쓴 작품으로 그는 「문학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작품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일본문학 사상 최연소로 수상하였다.1968년 소설 〈정오이다〉로 귀향한 청년의 고독을 그린 후, 나가노 현 아즈미노로 이주했다. 이후 문단과 선을 긋고 모든 문학상을 거부하며 50년 가까이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번역이 너무 좋았다. 하나도 걸리지않고 술술 읽히는 문장들, 상투적이지 않은 유려함.
 
송태욱                                                                                                                                 
연세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외국어대학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대학에서 강의하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 『환상의 빛』 『눈의 황홀』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살아야 하는 이유』 『사명과 영혼의 경계』 『금수』 『밀라노, 안개의 풍경』 『말의 정의』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