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마크 J.프랜시스 , 맥스 퓨 / 배우 : 베네딕트 컴버배치 , 틱낫한 장르 : 다큐멘터리 / 기본 : 전체, 94분, 영국
-전 세계인에게 평화와 행복의 가르침을 남긴 이 시대의 스승 ‘틱낫한’ 스님
그가 프랑스 보르도 근교에 설립한 명상 공동체 ‘플럼 빌리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함께 걷고, 먹고, 일하고, 차를 마시는 그곳에서
3년에 걸쳐 최초로 기록한 마음챙김의 일상-
'Walk with me', 나와 함께 걸어요.
틱낫한 스님에 관한 다큐인가 했더니 플럼 빌리지 이야기.
플럼 빌리지의 일상들을 설명없이 과장없이 우리, 여긴 이래요, 하며 보여준다.
밥 먹고, 걷고, 명상하고, 강의를 듣고, 체험객들을 맞고, 새로운 수행자들을 받아들이고, 음악을 연주하고, 포교를 나가고...
듣던대로 플럼 빌리지에선 무슨 일을 하던 중이든 종이 울리면 모든 행위를 멈추고 종이 울리는 동안 명상을 한다.
무언가를 한다기보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순간.
재미있었던 건, 바이올린과 첼로가 모여 실내악을 연주하는 도중 종이 울리자 첼리스트 스님이 연주를 멈추며 씩 웃던 것, 에이, 지금 한창 연주가 기막히던 참인데... 하는 마음의 소리를 들은 듯^^.
영화속에서 틱낫한 스님은 정말 언제나 어디서나 '지금, 여기'에 집중해있는 듯 보였다. 바위처럼 묵직하고 고요하면서도 묶인 곳 없이 가볍고 평화로워 보였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스님을 모시는 시자스님, 명상 중에 하암 하암 하품을 시작하며 졸음을 쫒으려 애쓰자마자 그 하품 장면에 전염이 됐는지 뒷자석에서 코 고는 소리.
다른 때 같으면 아이 짜증나 했겠지만 지금은 플럼빌리지 다큐를 보는 중, 마음이 너그러워져 어제 몹시 피곤했었나보다 하며 귀에서 소리를 지워버렸었다.
영화 속에서 수시로 울리던 종소리가 너무 좋았다. 맑고 여음이 긴 종소리, 종소리가 웅웅웅 울리다 평평해지며 사라져 갈 때까지 마음이 따라갔다.
'I'am home'.
'I'am at home'이 아니라. 내가 집이므로 집을 찾아 어딜 헤맬 필요가 없다. 기억에 남던 말.
영화관 좌석에 몸을 푹 파묻고, 마음을 푹 놓고, 잠시 플럼 빌리지에 가 있었던 시간.
다만 컴버비치의 나레이션은 내겐 사족, 너무 시끄러워 그냥 나레이션없이 자막만 올려지는 게 영화에 더 어울리고 좋았겠다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