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장 하오첸 피아노 리사이틀

바다가는길 2024. 9. 5. 18:19

2024 9 4.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

 

 

-ARTIST-

장 하오첸 | 피아노

장 하오첸은 2009년 제13회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깊은 음악적 감수성과 두려움 없는 상상력, 그리고 화려한 기교의 독특한 조합으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청중을 사로잡았다.

 

데뷔 이후 세계 유수의 공연장과 악단, 페스티벌을 통해 입지를 다져온 그는 다수의 리사이틀 무대는 물론, 지휘자 롱유와 함께한 BBC 프롬스를 비롯해 로린 마젤/뮌헨 필하모닉, 야닉 네제-세겡/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데이비드 로버트슨/시드니 심포니, 토마스 헨겔브로크/NDR 함부르크 등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또한, 새로운 도전과 탐구정신을 바탕으로 음악적 성장을 이뤄가며 뮌헨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런던 필하모닉, 프랑크푸르트 방송 교향악단,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시애틀 심포니, 이스라엘 필하모닉, 프랑스 툴루즈 카피톨 국립 오케스트라, 시드니 심포니, NHK 필하모닉, 싱가포르 심포니,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바르샤바 필하모닉, 대만 필하모닉,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초청받는 등 끊임없는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2023/24시즌에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애틀랜타 심포니, 멜버른 심포니,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오는 6월에는 오케스트라 드 챔버 파리와 함께 중국 전역에서 투어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2017년 미국 클래식계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받은 그는 BIS 레이블과 함께 인상적인 음반 활동을 이어왔다. 2017년 <슈만, 리스트, 야나첵, 브람스, 피아노 작품집>으로 데뷔한 이후, 2019년에는 디마 슬로보데니우크/라흐티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꼐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녹음했다. 2022년에는 지휘자 나살리에 스투즈맨/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앨범을, 2023년에는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 음반을 선보이며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PROGRAM-

슈베르트알레그레토, D915

 

슈베르트피아노 소나타 18번 사장조 D894

 

 

-Intermission-

 

리스트: 12개의 초절기교 연습곡, S.139

 

 

 

 

 

슈베르트, 왜 이렇게 애잔하니?

슈베르트의 곡은 기악곡이라도 선율이 아름다워 나도 모르게 흥얼흥얼 따라 부르게 된다.

연주자도 곡을 따라 작게 흥얼흥얼.. 글렌 굴드파이신가?

장 하오첸의 슈베르트는 공간을 널직이 두고, 감정을 듬뿍 실어..

초반에 잠깐 딴 생각이 들었었는데, 어느 새 나도 모르게 곡에 빠져 눈물을 닦고 있다.

악장을 세고 있었는데, 3개쯤 세고 있었는데 음악이 끝나버렸다. 악장을 이어서 연주했었던가? 아니면 내가 너무나 연주에 집중하고 있었나?

아무리 명랑 발랄하다가도 금방 단조로 돌아서는 곡. 

너무 아름다운, 하지만 너무나 애잔했던 곡.

 

 

연주회의 레퍼토리가 너무 충실했다. 

이것 저것 쉬운 것들로 다양하게 프로그램을 짤 수 도 있었을텐데, 딱 슈베르트와 리스트, 그래서 더 맘에 들었던 선곡들.

게다가 고난이도로 유명한 리스트의 초절기교. transcendental. 말 그대로 저 세상 텐션.

어느 책에선가 리스트는 음을 때려붓는다, 라는 표현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음들을 한 방울 한 방울 하나도 놓치지않고 고이 받아 청중에게 고스란히 전달해야 하니.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한 시간도 넘는 연주. 정말 수고했다는 느낌.

리스트의 초절기교연습곡은 두 곡을 빼곤 표제가 붙어있다.

1.전주곡 2.무제 3.풍경 4.마제파 5.도깨비불 6.환영 7.영웅 8.사냥 9.회상 10.무제 11.밤의 하모니 12.눈보라

표제를 생각하며 연주를 들으면 선연한 정경들이 떠올랐다.

그 중 마제파(어느 나라의 춤곡인가 싶었는데, 우크라이나의 영웅 이름이라고) 특히 너무 재미있었고, 도깨비불은 무시무시한 도깨비불이 아니라 너무 귀염 발랄한 노랑 주홍빛의 아기 불들이 까르르대며 분주히 숲속을 날아다니는 영롱하기 그지없던 곡이었고, 회상은 너무 jazzy, 나도 모르게 따스한 멜로디를 따라서 흥얼흥얼, 10번은 비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주제 선율에 저절로 진실의 미간, 눈쫓기는 밤하늘에 펄펄 내리던 눈이 앞도 보이지않는 눈보라로 변했다 이윽고 잦아드는 광경이 떠오르고..

 

현란하고도 아름다운, 한 순간도 놓칠 수 없었던 흥미진진한 곡들.

 

간혹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싶은 순간 몇 있었지만, 장 하오첸의 연주는 음영이 뚜렷하고 강약이 분명해 무척이나 드라마틱했다.

좋은 레퍼토리에 정성스러운 진중한 연주. 흠뻑 음악에 취했던 시간.

 

 

연주회에서 돌아온 후  유투브에서 여러 연주자들의 초절기교를 들어보던 중 발견한 France Clidat, 처음 들어보는 피아니스트인데, 좋네. 

게시자가 친절한 설명과 함께 강추하고 있다.

 

Liszt: Transcendental Etudes S.139 (Clidat, Ovchinnikov, Kissin) (youtube.com)

 

 

 

--〈초절기교 연습곡〉은 프란츠 리스트가 작곡한 비르투오소적인 성격의 피아노 연습곡이다. 1826년, 리스트가 15세 때에 처음 작곡하였고, 여러 차례의 개정을 거쳐 1839년에 재출판 되었다. 1826년 버전인 〈12개의 연습곡〉(Étude en douze exercices, S.136)에 비해, 1839년 버전인 〈12개의 대연습곡〉(Douze Grandes Études, S.137)이 기교적으로 훨씬 더 난해하다. 리스트는 원래 24개의 장조와 단조 조성으로 된 24개의 연습곡을 쓸 계획이었으나, C장조와 플랫 계열의 조성을 가진 12개의 곡만이 완성되어 수록되었다. 1852년에는 작품들을 좀 더 단순화하고 연주하기 쉽게 개정하여 마지막 버전을 출판한다. 리스트는 2번과 10번을 제외한 10개의 곡에 시적인 표제를 붙였고, 이탈리아의 피아니스트이자 이 작품의 편집자이기도 했던 페루치오 부조니는 2번에 ‘로켓’, 10번에 ‘열정’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리스트는 이 작품을 자신의 스승이었던 칼 체르니에게 헌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