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는 사진을 찍는 남자아이의 세계를 알고싶어 사진을 배운다. 그 남자아이는 후에 여자아이가 찍었던 사진을, 그 장소를 찾아 같은 구도로 찍으며 그 여자아이가 지녔던 시선을 공유하고자 한다.
어린 사랑, 처음 사랑이 진실을 안다.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공유.
느낌을, 생각을, 시선을, 경험을 공유함. 시공을 넘어 함께 존재함.
영화는 ''연애사진''보다 ''사진연애''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사진과의 연애...
영화 속 등장하는 무수한 컷,컷의 사진들이 좋다. 눈여겨 볼 짬도 안주고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게 너무 아쉬울 정도로...
캐릭터, 대사, 이야기의 진행이 일본 순정만화를 보는 듯하다. 후반부의 황당한 총격전이 영화의 질을 3분의 1은 깍아먹지만, 빛 잘 쓴, 구도 잘 잡힌 맘에 드는 영상들, 사진들이 좋은 느낌.
감독이 여자인가 싶게 섬세한 연출.
가령 그녀가 나타날 때마다 어디선가 살풋 불어오는 바람이라든지, 남자아이가 놓친 귤을 집어드는 손의 클로즈업, 가득찬 귤이 다 떨어질 때까지 함께 살자며 시작했던 동거, 서서히 비워져가는 귤상자로 그�의 감정선의 변화를 암시함, 드디어 빈 상자와 함께 하는 이별...또 어떤 이쁜 장면이 있었더라?
어쨌든 디카세상이 된 요즘, SLR의 그 찰칵거리는 소리가 새삼 그리워졌던 영화.
p.s:'연애사진'이라는 원제를 제목으로 삼았더니, 무슨 포르노사진이라도 있는 줄 알았는지 하도 이상한 데서들 들어오길래, 영화의 영어제목인 'collage of our life'를 그냥 직역해 제목으로 썼다.
다들 왜 그렇게 쓸데없이 열심히 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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