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Dark City-Alex Proyas감독

바다가는길 2006. 1. 22.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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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두운 도시는 꼭 인생의 축소판 같다.

우리가 흔히 잊고 살아가는 인생이라는 이상한 시스템의 이면.

이 도시에서 사람들은 밤 열두시만 되면 일제히 잠이 들고, 깨어나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다.

다른 조건의, 다른 상황의, 다른 삶을 살면서도 조작된 기억때문에 자신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는 확신 속에, 아니 확신이라는 것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손톱만큼도 자신의 정체성을 의심하지 못한 채, 배우가 그 배역을, 배역이 바뀔 때마다 그 배역의 성격 그대로 충실히 연기하듯 주어진 조건대로의 삶을 산다.

그래서 사람들은 매일 매일 가난뱅이 월급쟁이였다가 그 다음 날 재벌이 되고, 경찰이었다가, 살인자였다가, 신문팔이였다가 이발사가 되더라도, 실제의 자기는 누구였는지 전혀 알지 못해도 스스로 그 무지를 깨닫지 못한다.

조작되고 주입된 기억을 자기라 믿으며 주어진 오늘의 삶이 원래부터 그랬고 죽을 때까지 계속 될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에서의 잠은 죽음과 같고 그들이 깨어날 때마다 달라지는 매일매일의 하루의 일상은 우리의 한 생 같다.

우리의 삶은 누구에 의해서 조건 지워지고, 조작 되는 걸까.

우리는 누구의 , 무엇의 실험대상인 걸까.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 해탈을 이루기까지 사람들은 수 백, 수 천번의 삶을 되풀이 한다는데, 우리는 그 매번의 삶을 유일한 것으로, 그 삶에서의 조건을 바로 자신인 것처럼 여기게 된다. 그게 바로 나라고...

이전의 삶에서 나는 남자였거나, 여자였거나, 도둑이었거나, 살인자였을 수도 있고, 부자거나 , 가난뱅이, 혹은 폭군이거나, 법 없이도 살 선량한 자였을 수도 있다.

그 중 어느 것이 진짜 자기인가.

원기억이 다 지워지고 주입된 기억밖에 갖고있지 못하는 영화 속 사람들처럼 아무도 원래의 자기가 누군지 알지 못한다.

 

외계인의 입을 빌려 묻는 인간의 실체에 대한 질문.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인지, 영혼이란 다만 기억의 총계일 뿐인지...

영화는 아무런 해답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 잠들어 있을 때, 외롭고 두렵게 깨어있는 이가 있어, 그가 어두운 도시에 태양을 떠올리고, 두터운 도시의 담 밖으로 푸른 바다를 만들어낸다.

그 조차도 진실한 자기가 누구인지, 우주 한 가운데 덩그라니 떠 있는 그 도시로 끌려 온 모두가 다들 어디로부터 온 건지 알아내지는 못하지만.

 

영화는 그냥, 컴퓨터그래픽이 참 잘 됐다, 어두운 이미지들을 참 잘 만들었다, 하면서 봤는데, 막상 다 보고나니, 감독이, 혹은 원작자가 의도했든 아니든 간에, 인간 삶에 대한 의미심장한 질문과 상징들이 느껴진다. 의외로 많은 생각을 주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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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ected by
Alex Proyas
Visual Effects Producer
Richard Hoover
Visual Effects Supervisor
Pat McClung
VFX Director
Bruce Hunt

감독 Alex Proyas는, 70년대 로 국제적 성공을 거둔 피터 위어로부터 시작된 호주 뉴웨이브의 마지막 주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994년, 제임스 오바르의 신랄한 펑크 코믹북 <크로우>를 각색해 영화화함으로써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상업적인 성공 뿐 아니라 평론가들의 극찬까지도 동시에 얻어낸 작품이었다.
Proyas는 일찌기 뮤직비디오와 CF로 국제적인 활동을 펼쳤던 인물이다. 그가 만든 뮤직비디오로는, INXS, 크라우디드 하우스, 플릿우드 맥, 죠 잭슨, 릭 스프링필드, 커팅 크루, 콜린 헤이, 그리고 예스 등의 많은 그룹이 있다.
한편 CF로는 나이키,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카드, 펩시콜라, 스와치, 닛산, TDK, 히다치, 클리넥스, 필립앤 던롭 등으로 세계적인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작가 겸 감독 Alex Proyas는, 브랜든 리 주연의 성공작 <크로우>를 만들기 이전부터 <다크 시티>의 구상에 착수했다. 어린시절부터 공상과학소설을 좋아했던 프로야스는 SF의 비현실성을 현재의 리얼리티로 실연할 수 있는 이야기를 원했다. 영화의 이야기를 구체화시키는 단계에서 Proyas는 인류의 존재론적 담론을 SF와 결합시키기를 원했고 <블레이드>의 각본가 데이빗 고어의 솜씨로 절묘한 결합을 이루었다.
그리고 ILM의 특수효과팀과 타토폴로스가 빚어낸 살아있는 도시 <다크시티>. <다크시티>의 무대인 미지의 도시는 살아있는 거대한 이미지로 각인된다. Proyas의 첫작품 <크로우>와 마찬가지로 <다크시티>도 음침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전체 제작일정 중에서 단 이틀만을 야외에서 일광으로 찍었다. 두 개의 해변 씬이었다. 영화 속의 인물들처럼 모든 제작진이 몇달동안 어둠 속에서 지냈다."
Proyas의 말대로 <다크시티>의 도시는 그야말로 어둠의 도시이다. <다크시티>는 50개의 거대한 세트를 짓고 촬영되었다. '이방인들'의 소굴인 지하세계와 어둠이 지배하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이방인과 주인공의 염력대결은 현실적 긴장감이 느껴질만큼 생동감이 넘쳐난다.

 

 
sfxmovie.com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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