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그의 그림은, 막 비 그친 후 아직 구름 걷히기 전의 약간 어두운, 물기 촉촉한 느낌의 색들이 좋았는데, 이번 전시의 그림들은 색감이 많이 밝아지고 습기가 줄었다.
색감이 좀 가볍다 싶었는데 전시설명을 보니 아크릴물감을 사용한 탓인가보다.
그림들은 가까이 가면 갈수록 모습이 사라지고, 멀리 서면 설수록 형태가 선명해진다.
그 중 마음에 들었던 그림은...
-감꽃-
화면의 사위를 채운 감가지에 흰꽃 만발하고, 가운데 빈 허공을 다정한 달빛이 채운다.
-홍매-
홍매를 잘 그리던 조선조 화가가 누구였더라? 조희룡이든가? 그런 수묵화 느낌.
갈필처럼 팍팍한 필치로 그려진 가지 무성한 古梅에 분홍빛 흔적으로만도 꽃들 활짝 피어났다.
-풍송-
어쩐지 좀 성긴 구성. 그래도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에 휘둘리는 소나무, 제목 그대로 바람이 느껴진다.
화면 윗쪽엔 새 한마리 세찬 바람을 헤쳐 날아 위험해 보이지만, 화면 아래의 새에게로 무사히 돌아갈 것.
-못-비-
모네의 수련을 보는 같다. 내가 아는 그의 그림의 특유한 색감. 가만히 보고있으면 빗소리에 마음이 조용해진다.
-백련-
문인화풍으로 일필휘지. 물결에 흔들리는 연잎 어지러운데, 흰 꽃은 허공으로 비워져...
-용폭-
가로 227.3cm, 세로 181.8cm의 대작인데, 멀리 서면 장쾌한 폭포가 보이고, 가까이 서면 물방울이 튈 듯하다.
-고원의 달밤-
이런 별은 이십년 전 쯤 홍천에서 처음 보고 그 뒤로 못봤는데, 제주도 하늘엔 아직도 이런 별이 뜨는 모양. 황홀.
-별-길-
-별흐름-
-북천-
환기에 대한 오마쥬인가? 환기의 파랑, 그리고 천천히 돌고있는 듯한 화면도...
그림들은 학고재 홈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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