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부처가 사는 나라

바다가는길 2006. 2. 3. 21:01



마음
청화스님 저/김형주 사진
이른아침

책 속에 실린 사진으로 보는 스님의 모습, 평생을 철저한 수행으로 일관한 청정함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속기 하나도 없는, 세속의 기름기 하나도 없는, 눈 총총한 맑은 모습이시다.

그런 스님이 계신 줄 알지도 못했는데, 지난 2003년 입적하셨단다.

50년간의 장좌불와, 눕지 않고 앉아만 있는 수행, 하지만 글 중에 보니 말년엔, 어떻게 해도 마음이 흐트러짐이 없으니 굳이 장좌불와를 고집하진 않는다는 말씀이 있으니, 어떤 것으로도 흐트러트릴 수 없는 그 마음의 자유로운 경지가 그저 높아보일 뿐.

 

책은 생전의 스님이 하셨던 법문 모음.

일반 신자들을 위해 행해졌던 법문들이라 어려운 말은 없어도, 또한 한 마디도 허튼 말이 없이 구구절절히 마음에 소중히 와 닿는 글들이다.

일일히 대중을 깨우치고 다구치는 말씀들, 잊지 말고 가슴에 새겨, 달팽이걸음으로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근원적인 생명 자체가 바로 자성이고 불성이기 때문에, 제일의적으로 우리가 되찾고 깨달아야 할 것이 불성인 동시에 자성인 것입니다...........우리 본성이 자성이고 불성이 자성을 떠나 있는 것이 아닌데, 우리 중생들이 잘못 알아서 불성이나 본래면목이 저 피안이나 하늘에 있다고 생각하고 멀리서 구하는 것을 봅니다. 사실은 자성이 바로 불성이고 법성이며, 그 자리는 바로 생명 자체이기 때문에 내 생명인 동시에 우주생명 자체인데 말입니다....'

 

'사실 우리 인간은 본질적으로는 바로 행복 자체인 부처님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사바세계가 그대로 극락세계인데, 인생의 모든 불행과 갈등은 참다운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중생들의 자업자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인간성과 우주만유의 본질은 단순한 물질이나 허무한 공이 아니며, 일찍이 수많은 성현이 밝힌 바와 같이 일체 공덕을 원만히 갖춘 진여법성 곧 불성으로서, 이를 인격적으로 신앙하면 부처님이요 하느님이니, 그렇기에 일체 만유는 생명의 광명인 불성으로 이루어진 장엄한 대 만다라의 세계인 것입니다

그러나 중생들은 무지무명에 가리어 일여평등한 불성을 외면하고, 다만 전변무상한 현상만을 실상으로 착각하고 이에 집착하니, 너와 나의 한계가 생기고 나의 소유라는 집요한 탐착이 싹트는 것입니다. 그래서 욕구불만에서 오는 분노가 치밀게 되는 것이니, 그리하여 온누리는 탐, 진, 치 삼독의 탁류가 넘실거리는 화택고해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우주 만유는 본질적으로 하나의 동일한 생명체인 진여실상이니, 너와 나의 대립이 사라져 동체대비의 사랑이 절로 우러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체 물질현상은 한결같이 허망무상한 몽환포영과 같은 연기의 가상에 지나지 않으니, 분수없이 집착하여 탐람하고 분노할 까닭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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