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속에 영혼이 있노라
귀한 말 한 마디 가슴 속에 간직해야 하지 않을까
때가 되면 가치를 알게 하리라
밝은 날보다 흐린 날엔
바닷속 저 깊이까지 눈길 닿지 못하는 법
이따금 밝은 눈길이 그대에게 전해주는 소리는
생명없는 사물속에서도 고동치는 가슴에서 일지니
그대가 전정 올바로 물을 수 있다면
말없는 입에서도 많은 걸 듣게 되리라
그러므로 우주의 영혼과 맞바꿀
싸늘하게 굳어버린 그대 자신에게서 벗어나라
그대에게 삶이 굽이치는 힘이 있게 하라
향락과 고통이 영혼을 통해 살랑인다
그대가 가락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그 메아리를 붙잡으라!
구름
밤하늘에
밀리며 퍼져드는
성급한 그리움 속
구름의 무리
소리없이 서둘며
-그 어느 행렬에
꼼짝없이 붙잡혔는가?-
나는 듯 미끄러지는 구름
달빛 맞아
세차게 흔들리는
내 영혼 위
그림자 춤
일렁이는 형체들
보이자 마자
거센 모습
이내 꺼져버렸다
느긋한 배회......
반 쯤 알아차린 것......
재빠른 파악......
끊이지 않는 바람......
소리없이 미끄러져
몸짓도 가볍게
아득한 저 멀리
푸르러 텅 빈 하늘에 닿네.
산길을 내려오면서
먼 산 고갯길을 내려왔네
이상한 그물에 걸린 걸까
신의 그물 속에, 삶의 꿈 속에 붙잡힌 걸까
세찬 바람 불고, 새들 지저귀고 있었네
골짜기는 얼마나 거울 같은 물을 품고있는지!
숲은 얼마나 나뭇잎 살랑이며 언덕 또한 넘실대던가!
높이 매 한 마리 날고, 조용히 빛이 그 자리로 쏟아졌네:
삶 속에, 아니 죽음과 꿈 속에도 나의 마음이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