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집의 고요한 밤 앉은 채 말 없으니, (山堂靜夜坐無言) 적막하고 쓸쓸함이 본래의 자연일세. (寂寂寥寥本自然) 무슨 일로 갈바람은 숲과 들판 흔들고, (何故西風動林野) 한 소리 찬 기러기 긴 하늘에 우짖는고. (聲寒雁唳長天) -야보도천 산마루 위 흰 구름 풀렸다 되말리고, (嶺上白雲舒複卷) 하늘가 흰 달은 갔다간 다시 오네. (天邊皓月去還來) 고개 숙여 띠집 처마 아래로 들어와선, (低頭卻入茅簷下) 나도 몰래 깔깔깔 몇 번을 웃었던고. (不覺呵呵笑幾回) -백운수단 세상이 소란하다. 그래서 아마 이런 시가 마음에 와닿았겠지. 마음 시끄러울 때 시 속으로 들어가 그 호젓함에 너무 좋아 나도 깔깔 몰래 웃고자. 원기사는... 손 가는 대로 뽑아 든 책이 이태준의 '무서록'이다. 펼치던 손길이 '고독'에 가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