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라는 섬 광화문 지나다 본 교보의 현판.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이번엔 어떤 문구가 쓰여져있나 보게 되는 곳. 누가 이런 이쁜 생각을 해내니? 이젠 끝이다 싶을 때, 더 이상 나아갈 데가 없다 싶을 때, 모든 게 바닥났다 싶을 때, 우리 모두 가슴 속 깊이 숨어있는 '그래도'라는 섬을 잊지말고 떠올리.. 내 눈이 마주친 것들 2013.04.18
나도 꽃이에요... 봄이다.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좀 차도 이젠 별수없이 봄이다. 베란다는 이미 군자란들의 왕국이다. 다들 일제히 배구공만한 꽃덩어리들을 한아름씩 피워올려 꽃밭을 이루었다. 꽃을 다치지않으려 잎을 들춰 물을 주려는데, 휘영청 늘어져 화분을 덮은 잎을 들추니 거기, '얘, 너, 어디서.. 내 눈이 마주친 것들 2013.03.31
겨울이 지나가는 길목 나무가지는 아직 얼음속에 갇혀있다... 물가 조약돌도 아직 눈얼음속에 갇혀있다... 그러나 영하의 날씨에도 눈쌓인 얼음장 곳곳엔 구멍이 뚫려간다... 개울위에 현란한 무늬를 남기며 겨울이 가고있다... 물이 얼고, 그 위로 눈이 쌓이고, 쌓인 눈이 잠깐 녹고, 그 위로 다시 눈이 쌓이고, .. 내 눈이 마주친 것들 2013.01.28
눈 오는 날... 가녀리게 포슬포슬 내리던 눈이 어느 새 사위를 다 덮는다. 눈이 감싼 세상, 고.요.하.다..... 눈이 덮어주는 모든 것, 오늘은, 그대로 두자... 내 눈이 마주친 것들 2012.12.05
아침 해와의 인사 여간해선 보기 힘든 아침 해. 여간해선 나랑 마주칠 일 없는 아침 해. 늘 거기 있어도 내 잠을 지킬 뿐인데, 오늘 왠일로 벌떡 일어나진 아침, 문득 다가간 창에 안개베일 살짝 걸치고 말간 눈으로 거기 있다. 자, 나를 봐. 나를 봐도 좋다고 허락할게... 하늘에 뜬 동그란 저것이 마음에 담.. 내 눈이 마주친 것들 2012.11.07
얘, 어떡하지? 오늘도 비... 사위는 비의 어두움에 고즈넉히 가라앉고, 창 너머로 잎들은 팔랑 팔랑 나비처럼 날아올라 나를 부른다. 모퉁이 돌아 사라지는 녀석들 걸음 궁금해 마침 경비실에 택배 가지러 가는 길에 디카 들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내가 안 보는 새 단풍은 미친 듯 붉게 물들었다. 부.. 내 눈이 마주친 것들 2012.11.06
오늘은 비... 가을비... 대기는 촉촉히 젖고, 나뭇잎은 더욱 선명하고, 갈 길을 재촉해대는 비에 잎들은, 미련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지만, 아주 가기 전 마지막 선물처럼 아름다운 문양으로 보도를 장식했다. 가을... 깊어... 내 눈이 마주친 것들 2012.10.27
2012년의 상강, 가을... 상강. 서리 내리는 날.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외출에 나선 길, 집 앞 나무들 층층히 얽혀 각기 가을을 가고있다. 누구는 벌써 물 다 들어 곧 떠날 준비를 하기도 하고, 누구는 아직 얼굴 푸른 채로 주섬주섬 짐 챙기기 시작하기도 하고... 푸르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햇빛에 아롱이는 붉.. 내 눈이 마주친 것들 2012.10.23
오늘, 비 온 후 가을 비 잠깐 내리다 그쳤다. 촉촉히 젖은 나무들 사이로 햇빛 눈부시다. 빗톨들 송알송알 잎 끝에 매달렸다. 하나하나가 별이고 보석이다. 마음에 반짝 반짝! 불이 밝혀진다. 하하하... 웃음이 달린다. 내 눈이 마주친 것들 2012.10.10
깨진 카메라로부터... 제임스 터렐전을 보러 평창동 토탈미술관을 찾았던 날. . 전시회를 보고 미술관을 나서니 마침 저만치 언덕 너머로 해가 지고있었다. 가방 안에 카메라가 있었길래 얼른 가나아트센터의 옥상으로 올라가 해 지는 모습을 찍었다. 카메라는 액정이 깨져있었지만 그동안은 화면 반이 안보여도 이미지는 .. 내 눈이 마주친 것들 2009.01.08